▲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오마이뉴스 남소연·이종호
상황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역통합파'와 '개혁통합파'의 운명은 외부 유력 후보의 선택에 달려있다.
전망도 예상외로 싱겁다. 영입 대상이 되는 외부 후보는 손사래를 친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대선 출마를 하게 된다면 내가 깃발을 꽂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오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들어가는 게 아니라 끌어들이겠다는 얘기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지역통합파'나 '개혁통합파' 모두와 거리를 두고 밖으로 빙빙 돌고 있다. '지역통합파'나 '개혁통합파' 모두 자칫하다간 멋쩍은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평가절하한 면이 있다. '지역통합파'와 '개혁통합파'의 저력을 얕본 측면이 있다. 이들이라고 해서 자력갱생하지 말란 법은 없다. 지역통합 또는 개혁통합 움직임이 국민 지지를 획득하면 자체 후보를 낼 수 있다.
소통합 움직임을 주도하는 몇몇 정치인 역시 아직 대권 꿈을 접지 않았다. 세력을 키우기 위해 시동을 건 각개약진이 '못 먹어도 고'로 내달릴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이들이 국민 지지를 획득해서 자파 중심으로 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까?
대선을 코앞에 두고서야 최종 판단이 가능한 일을 지금 짚는 건 무리다. 다만 이 점만 확인하자. '지역통합파'와 '개혁통합파' 모두 가까운 시일에 시험대에 오를 것 같다.
지역기반 회복을 목표로 하는 '지역통합파'에겐 전남 무안·신안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곳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성에 기대 출마한 재보선 지역구다. 이 곳의 투표 결과에 따라 지역기반 회복 전략의 앞날을 어느 정도는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개혁통합파'에겐 친노그룹과의 격돌이 예정돼 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안희정 씨 등이 주축이 된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오는 27일 발족한다. 이들이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모색할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지만 그건 두고 볼 일이다.
새로운 변수, '참여정부 평가포럼'
지금 단계에서 주목할 점은 이들이 내세우는 발족 명분이다. 참여정부의 공과를 놓고 정책토론회나 외부 강연을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이 '참여정부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역설하면 할수록 '개혁통합파'와의 충돌은 잦아진다.
'개혁통합파'의 개혁 프레임은 새롭지 않다. 대개가 참여정부 4년을 거치면서 형성된 정책 줄기에 대해 찬반을 분명히 하는 선에 머물고 있다.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자신들이 개혁성향을 각인시키려 한다.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이런 시도를 두 눈 멀쩡히 뜨고 지켜볼 리는 만무하다.
'참여정부 평가포럼'과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개혁통합파'에 득이 될까 실이 될까? 이벤트 효과만 놓고 보면 나쁠 게 없다. 국민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그만한 이벤트도 없다. 문제는 공력이다. 참여정부 요직을 두루 거쳐 정책 정보와 자료가 풍부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반격을 막아낼 정도로 '개혁통합파'가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두 개의 소통합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안개를 일부 걷어준 면이 있지만 이 역시 제한적이다. 십리무중을 오리무중으로 줄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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