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핀 꽃과 아이들안준철
저는 해마다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가르쳐주면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곤 합니다. 노랫말처럼 꿈과 노래가 있어야 어떤 고난도 이길 수 있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말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삶이라도 한 순간의 경이로움을 경험한 사람은 쉽게 좌절하지 않지요. 꿈이 있으면 고난도 작게 보이는 법이니까요.
언젠가 새내기 교사들과 만남의 자리에서 '아이들의 아름다움은 교사의 눈 속에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바라보는 이의 눈 속에 있다'는 유명한 영어 표현을 각색해서 전해준 것이지요. 아이들이 하얀 종이 위에 봄과 꿈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문득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사색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점점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는 서글픈 역설에 허를 찔리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저는 아이들이 쓴 글을 몰래 훔쳐 읽다가 그만 웃음 사래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나의 꿈은 요리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만화를 보고 말이죠. 그렇지만 만화가 끝나자 내 꿈도 끝이 나고 말았어요.'
'어이! 박○○~ 요즘 너무 즐거워 보이네. 요것이 춤바람 났어잉~그래, 그렇게 꿈을 위해 달리는 거야. 누가 뭐래도 상관없어. 너의 길이야. 네가 가야하는 길이야. 넌 할 수 있어. 너 춤 좋아하지? 꿈이 뭐야? 가수잖아. 넌 부모님한테 포기한다는 말 자주 듣지? 이번엔 털고 일어나야지. 너 가수 비 알지? 그 가수는 주위 사람들이 비웃어도 꿈을 생각하며 웃으면서 연습했대. 너도 충분히 할 수 있어.'
'안녕~ 요즘 어떠니? 너랑 난 한 몸인데 왜 따로 노는 것 같니? … 밉구나. 고등학교까지 올라오는데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재미있는 일도 너무 많았고 슬픈 일도 많았지. 가끔 초등학교 때로 다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단 생각도 해. 근데 돌아가기엔… 방법이 없다. 너랑 나랑 지금부터 열심히 하자.'
'요즘 네가 엄마한테 자주 짜증을 내는 것 같애. 짜증을 내고 나서도 맘 편하지 않으면서 왜 그렇게 짜증을 내는 거니? 요즘 참으려고 하는 모습도 보이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요즘 공부는 잘 되가니? 중학교 졸업하면서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내 자신에게 공부 열심히 하고 자격증도 따고 했었잖아. 그렇게 말해놓고 엄마랑 약속해놓고 왜 말 안 듣고 공부도 안 하고 그래도 되는 거야? 세상에서 제일 고마운 분인데 엄마랑 약속을 그렇게 쉽게 어겨도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