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서 만난 대극, 섬 곳곳에 눈만 들어보면 보이는 대극은 수수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꽃이다.김민수
재미있게 생긴 대극, 수수한 빛깔로 치장한 대극, 화사하지 않아서 더 예쁜 대극이다. 이맘때는 초록의 빛 하나만으로도 신비스러울 때다. 막 마른 나뭇가지를 뚫고 피어오르는 새순이 그렇고, 낙엽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이 그렇다. 무작정 꽃부터 피우겠다고 이파리도 없이 줄기만 쭉 올리고는 꽃을 피우는 꽃들도 아름답다.
이파리로 꽃을 두텁게 감싸고 피어나는 꽃, 여기저기 대극이 봄의 숲을 푸르게 수놓고 있다. 여간해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꽃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화려하지 않은 인생도 인생인데 왜 사람들은 그리 화려한 것에만 열광하는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가장 멋지게 생각하며 살지 못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다. 더 화려하고 싶어, 눈길을 끌고 싶어 안달하는 삶에서 벗어나야 할 터인데 끊임없이 마음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욕심, 그것을 버리는 날 나는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얻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