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아침, 버들강아지들이 좋아라 꼬리친다.김민수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1월 말에 솜털이 송송한 버들강아지를 강원도 산골에서 만났었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에 그 곳에서 몇몇 피어난 버들강아지를 다시 만나긴 했지만 햇살이 그리 좋질 않아 그냥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버들강아지, 그 이름만 들어도 간지럽다. 작은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거리는 것을 보면서 강아지가 꼬리치는 것을 연상하고는 그 이름을 붙여주었을 것이다. 물가에 주로 자라니 버들강아지 대신에 갯버들이라고도 불러주었을 터이다.
사실, 솜털 송송 입은 것이 그들의 전부인 줄 알았다. 어렸을 적에도 분명 꽃을 보긴 보았을 터인데 애벌레같이 휘어져 자라는 모양새보다는 어린 마음에 솜털 송송 입었을 적의 모습이 더 깊이 각인되었는가 보다. 솜털을 송송하게 맺은 버들강아지를 꺾어 입안에 넣어보면 얼마나 부드럽던지, 물이 잔뜩 오른 수양버들의 작은 가지를 비비 틀어 피리를 만들다가 간혹 버들강아지로도 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가지의 굵기에 따라 소리도 달랐다. 얇은 가지로 만든 피리에서는 얇고 높은 소리가, 굵은 나뭇가지로 만든 피리에서는 굵고 낮은 소리가 울려퍼지며 볼을 간지럽혔다. 한참 피리를 불다 보면 볼이 얼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