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김민수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꽃과의 사랑은 짝사랑에 빠진 처녀총각들 같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별의별 것이 다 궁금해집니다. 짝사랑하는 이의 이름도 알고 싶고, 전화번호도 알고 싶고, 좋아하는 음식은, 부모님들은 등… 자꾸만 알게 되는 것이지요. 관심이 있으니까요.
사랑하는 만큼 알게 되는 것, 그러니 꽃을 사랑한다면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그 이름을 하나둘 익혀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비록 사람이 붙여준 이름이기는 하나 그만큼 사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어떤 분들은 이런 질문을 저에게 하십니다.
"식물학자도 아닌 분이 어떻게 꽃이름을 외웠어요?"
글쎄요. 저는 꽃의 특징들을 살펴보면서 그 이름이 붙여진 내력들을 상상합니다. 그것만 찾으면 여간해서는 한 번 알게 된 이름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거든요.
또 하나의 방법은 식물도감을 미리 봐두는 것입니다. 꽃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식물도감 서너 권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거의 너덜너덜할 정도로 보았습니다. 심심할 때 한 번씩 꺼내보고, 아직 만나지 못한 꽃들을 만날 꿈을 꾸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나 둘 익혀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