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베티. 그러나 아름다운 베티KBS
키 작고 통통하고 얼굴까지 못생긴 여자 '베티'. 열악한 외모 조건 때문에 번번히 입사시험에서 실패를 맛보아야 했던 베티가 세계적인 패션잡지인 '모드'사의 편집장인 데니얼의 비서로 발령을 받는다. 최고 미모와 패션을 자랑하는 '모드'사의 여직원들에게는 천재지변에 가까운 핵폭탄급 인사발령이 아닐 수 없다.
파격적인 인사에 술렁이는 회사분위기는 곧 진정된다. 베티의 입사는, 그녀의 능력이나 외모보다는 비서와의 애정행각에 열을 올리는 데니얼의 버릇을 들이기 위한 회장(데니얼의 아버지)의 포석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어글리베티>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브리짓존스의 일기>를 적당히 섞어 놓은 듯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악마는 프라다...>와 <브리짓존슨...>에는 결코 못생긴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녀들은 단지 일시적으로 뚱뚱하다거나 관리를 잘못했다거나, 패션에 대한 센스가 떨어진다는 설정을 했을 뿐이며 누가 봐도 아름다운 여배우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들이 패션에 대해 알아가고 다이어트와 자기관리 끝에, 지저분한 외모나 촌스러운 패션감각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아름다움과 능력을 발휘해 사랑과 성공을 모두 이룬다는 틀에 박힌 이야기. 결국 기본적인 미모가 따라주지 않았다면 그녀들의 성공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쁜 여자들의 못생긴 척, 촌스러운 척에 때로는 심기가 불편해지지 않는가?
'르네 젤위거니까 당연하지. 엔 헤서웨이가 보통 미모야? 저 정도 되면 거적을 쓰고 다녀도 빛이 날껄….'
예쁜 여배우들의 못생긴 척에 짜증이 난다면 외회 시리즈 <어글리베티>를 보며 위안을 삼을수 있다. <어글리베티>는 예쁜 여배우를 못생기게 분장을 시키거나, 설정이 그러니까 무작정 못생긴 것으로 상상하라고 우기지 않는다. 대신 미모와는 거리가 있는 여배우를 등장시킨다. 작은 키와 통통한 몸매, 검은 뿔태 안경에 치열교정기까지 착용한 베티. 이보다 더한 리얼리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