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국회 안...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김충환·이군현·신상진(왼쪽부터)한나라당 원내부대표가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삭발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중앙일보>가 옳은 말을 했다. 한나라당 원내 부대표들을 향해 "머리 깎는 게 능사냐"고 따졌다. 사학법 재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삭발 의식을 거행한 데 대한 비판이다.
"삭발은 힘없는 사람들이, 주목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저항적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수단"이라고 전제한 <중앙일보>는 여기에 국회의원들을 대비시켰다. "자기가 할 일은 하지 않고 어린애 떼쓰듯 머리를 깎아서 누구에게 주문하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은 뒤 "(삭발)결의가 있다면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법안 처리를 위해 애쓸 일"이라고 했다.
토를 달 여지가 거의 없다. 사학법 재개정에 찬성해온 언론마저 한나라당 원내 부대표들의 '오버'를 탓하고 나선 게 이채로울 정도다.
삭발하니 사학법 재개정?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조화인가?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사학법 재개정 요구를 수용할 뜻을 밝혔는데 그 이유 역시 '삭발'이다.
"교회 목사님들이 삭발하는 상황까지 오니 더는 논리로만 해결할 수 없겠더라"고 했다. 그래서 종단의 요구를 수용할 예정이고, 개방형 이사제의 완전한 폐지는 안 되지만 절충 차원이라면 협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당 의장·정책위의장과 의견 조율을 끝낸 상태라고 했다
닮아있다. <중앙일보>나 장영달 원내대표나 모두 '목불인견'을 거론한다. 하지만 차원이 전혀 다르다.
장 원내대표는 '교회 목사님들의 삭발'을 더 이상 두 눈 뜨고 못 보겠으니 자신들이 물러서겠다고 하고, <중앙일보>는 한나라당 원내 부대표들의 삭발을 더 이상 두 눈 뜨고 못 보겠으니 제발 정신 차리라고 한다.
희한하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뒤집기가 아니다. 도대체 무슨 배경이 깔린 건가?
때마침 나온 뉴스가 있다. 한나라당의 김형오 원내대표가 주택법 개정안을 수용할 뜻을 밝혔다. 민간 아파트에까지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동시 적용하면 공급 물량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답을 준다면 28일 이후까지 주택법 개정안 처리를 미룰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 또한 뒤집기다.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가운데 하나만 택하라고, 또 주택법 개정안과 사학법 재개정안을 교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한나라당의 기존 태도와는 너무 다르다.
뒷거래 의혹이 스멀스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