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먹을거리에 든 트랜스 지방을 제로화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먹을거리 관련 최고 이슈는 당연 '트랜스 지방'(전이지방)이다. 작년 12월 초 미국 뉴욕시가 트랜스 지방을 관내 음식점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소식이 국내의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논의들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식약청은 다른 때와 다르게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올 12월부터 트랜스 지방을 의무표시 하게했고 연초에는 식약청장이 식품제조업체 및 외식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어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과자나 패스트푸드의 안전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트랜스 지방 등 위해성분을 줄여나가자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은 트랜스 지방의 위해성이 이미 검증되었으며 이를 사회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의 정당함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와 함께 관련 기업도 트랜스 지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업계 최초로 트랜스 지방 및 기름의 유해성을 줄이기 위해 튀김 기름 전량을 올리브오일로 바꾼 기업이나 '트랜스 지방 제거' 기술을 개발하여 자발적으로 '트랜스 지방 프리'(trans fat free) 선언을 한 기업, 식품 표시에 트랜스 지방 함량까지 포함하여 표기하는 기업들도 있다.
기업들의 이런 노력은 사실 올 12월이 되어야 트랜스 지방이 제품에 어느 정도 함유되어 있는지 표시하도록 한 행정적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과연 우리 곁의 식품에서 트랜스 지방을 없앨수 있을 것인가.
거센 트랜스 지방 제로화 바람... 과연 효과는?
@BRI@먼저 지방에 대해 알아보자. 튀기거나 기름에 구운 음식, 삼겹살 비계 등 기름진 음식들은 왜 유해하다고 하는 것일까.
우선 지방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지방은 우리 몸의 주요한 에너지원이며, 세포막의 구성성분이다. 또한 국소 호르몬의 원료가 되고 지용성 비타민의 운반체가 되는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그러나 지방의 유익한 점만큼 지방을 잘 따져 먹지 않으면 오히려 세포막을 손상시키거나 호르몬 대사, 에너지 대사에 문제를 일으키는 등의 결과를 유발한다.
이런 지방의 유해성을 정리해서 보면 첫째는 포화지방의 문제이다. 포화지방은 이미 심장병과 같은 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자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둘째는 기름이 변질되는 것이다. 기름이 변질되는 현상은 산화, 수소화, 트랜스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산화는 산소와 결합하여 '프리라디칼' 혹은 '유해 산소'라고 불리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세포막을 변성시키거나 디엔에이(DNA)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등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튀겨진 음식을 두면 눅눅해지며 기름에 절은 맛이 난다고 하는데 바로 이것이 산화된 기름으로 인한 변화이다.
수소화는 불포화지방이 몸에는 좋으나 빨리 산패되며 보관이 용이하지 않는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나온 방안이다. 불포화지방에 수소를 첨가시켜 포화지방으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이 과정을 거치면 보통 액체 상태의 불포화 지방이 포화지방으로 변하기 때문에 '경화'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표적인 기름이 마가린이다. 수소화를 위해서는 고온, 고압의 조건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지방 구조의 변화가 트랜스화다.
트랜스 지방은 포화지방과 마찬가지로 체중 증가, 해로운 콜레스테롤의 증가로 인한 심장병,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간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당뇨병과도 관련이 있는 등 그 유해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에 지금 세계적으로는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지방의 유해성인 트랜스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랜스화가 이루어진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으로는 마가린, 쇼트닝을 비롯해 파이, 냉동용 피자, 도넛, 케이크, 쿠키, 크래커, 전자레인지용 팝콘, 수프, 유제품, 어육제품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이런 지방의 유해성을 염두에 두고 트랜스 지방 제로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다시 살펴보자.
트랜스 지방 제로화의 사각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