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서 돼지갈비를, 닭다리를 뜯어보라'고 유혹하는 업소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금처럼 고기 소비를 많이 한 적이 없다.김효진
최근에 가공식품에 쓰이던 경화유가 많은 부분 팜유로 대체되고 있다. 돼지기름이나 쇠기름과 맞먹는 수준의 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팜유로의 대체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업계들 자신도 스스로 알고 있다. 팜유가 경화유보다야 낫지만 많이 먹어 좋을 건 없다. 최근 팜유만이 아닌 여러 기름을 섞어 포화지방산의 비율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업체들도 있다.
팜유가 문제라면 당연히 포화지방산을 많이 포함하는 육류도 문제이다. 기름을 쓴다 해도 식은 뒤에 굳는 것은 모두 피하는 게 상책이다. 한국영양학회는 포화지방산도 하루 섭취 열량의 8%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요즘은 밖에서 한 끼 챙기려 해도 고기 집이 아니면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서일 교수팀은 미국에서는 지방 섭취를 총 열량의 30% 미만으로 권장하고 있지만, 한국인은 20%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채식 섭취율이 높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방 섭취가 조금만 많아도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뿐 아니라 탄수화물과 알코올을 많이 먹으면 물에 녹지 않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는 것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의 에너지 공급원 1위는 쌀, 2위 라면, 3위 돼지고기, 6위가 소주라 한다. 또 가공식품 중에서는 정제설탕을 가장 많이 소비한다고 하니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겠다. 만약 쌀을 섬유질이 많은 현미로 먹으면 배출을 많이 하여 중성지방이 덜 생길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나라는 성인 비만 인구만 1000만 명을 넘어서고 어린이 비만 인구도 30%를 넘어섰다고 한다. 당뇨환자도 1000만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이는 '과도한 영양섭취'로 인해 생기는 생활습관병임에도, 우리 국민의 사고가 여전히 과거의 '못 먹어서' 병이 생기는 시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서구식 음식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임으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
특히 1940∼1960년대 태어난 보릿고개 세대들 중에는 췌장 발육이 지체되어 인슐린이 적게 생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뇨를 조심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평소에 영양섭취가 넘침에도 철 따라 보양식을 찾아다니기까지 한다. 노화방지 전문의인 서울대 의대 권용욱 박사도 SBS <건강스페셜> '정력제의 진실과 거짓' 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거 영양결핍시절에는 고열량, 고지방식이 정력에 도움되었으나, 현대 영양 과잉시절에 그런 것을 먹으니 오히려 정력을 떨어뜨린다. 개고기, 뱀탕, 해구신, 웅담, 사슴피 등이 정력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정력에 좋은 음식은 오신채, 곡류, 버섯, 견과류, 해산물이다."
보통 집에서 먹는 한 끼 식사가 500∼700칼로리인데 반해, 술까지 곁들여 보양식을 들면 4000칼로리가 보통이고, 맘 놓고 먹으면 1만 칼로리까지 섭취하게도 된다고 한다. 보양식으로 인한 단백질 과잉섭취는 오히려 골다공증과 신장결석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뜨거운 탕류는 소금이 아주 많이 들어간다는 점에서도 위험하다.
'대한암예방학회'의 초대 회장인 백남석 원자력의학원 과장도 음식이 암에 미치는 비율이 35%에 이른다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위주로 한 바른 섭생을 강조했다.
덧붙이면 흰 설탕, 흰 소금, 흰쌀, 흰 밀가루, 흰 조미료는 되도록 삼가야 한다. 물론 색소와 각종 첨가제도 거부해야 한다. 대부분이 포화지방산인 커피 프리머도 나쁘다. 그러나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을 여기서 어찌 다 늘어놓겠는가. 옛날부터 먹던 음식이 아닌 것은 모두 의심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1987년에 이미 도시인구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도시민들 중의 다수가 운동량은 부족한 데 비해 이래저래 과잉 섭취를 하고 있기에, 국가 차원에서 식문화와 생활습관을 바르게 계도하고 학교 차원의 영양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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