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사장 주도로 일명 '짝퉁 시사저널'이 비상근 편집위원들에 의해 발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사저널 불법 제작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앞에서 전국언론노조 시사저널분회 노조원과 언론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금창태님은 평소에 "언론사가 어려울 때 기댈 곳은 삼성밖에 없다"고 종종 이야기하셨다지요? 삼성이 심상기·금창태님을 '눈치 없는 전위부대', '긁어부스럼만 만드는 충신'으로 여기기 시작한다면 어려울 때 기대시기도 만만치 않아지지 않겠습니까?
심상기님은 1999년 11월 4일 힘든 상태에 빠져있는 <시사저널>을 다시 곧추세우기로 하셨다며 그래서 법인이름도 독립신문사로 하셨다면서 "자본에도, 권력에도 예속되지 않는 진정한 독립 언론의 면모를 보이겠습니다… 나태하거나 타협하지 않도록 모질게 채찍질해 주십시오(初心)"라는 발행인의 글을 쓰셨더군요. 이로부터 불과 7년여의 세월이 지났을 뿐입니다.
이제 72세, 70세가 되신 두 분은 나태하거나 타협했다고 모질게 채찍질을 맞으실 연세가 아닙니다. 두 분의 노인에게는 흥분, 분노, 오기, 징계, 자존심… 이런 단어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그 연세에 어울리는 단어는 존경, 축복, 고요함, 이해, 신뢰, 긍정, 감화, 지혜, 너그러움, 민주적인, 부드러운, 점잖은, 수용하는, 열린, 영적인, 평화적인, 허심탄회한, 포용하는… 이런 단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언론' 만들겠다고 했지 않습니까
최근에 한국언론재단과 한국기자협회가 한 달 동안 출고된 기사 중 가장 괜찮은 작품을 골라 기자에게 주는 상인 '이달의 기자상'을 '제이유 그룹 정관계 로비 의혹 및 로비 리스트' 기사를 쓴 <시사저널>의 정희상·신호철 기자가 받았다고 하네요. 축하합니다. 이들을 자랑스러워 하셔야 합니다.
모름지기 언론이란 이렇게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정의가 숨쉬게 하고, 그늘진 곳에 따뜻한 햇살이 비치도록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이 충만한 기자들만이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이 다르지 않은 발행인, 편집인이 그들의 뒤를 밀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기자들을 내치고 썩은 동아줄을 잡으려는,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이 공허한 자들을 내세워 짝퉁 잡지를 만들고 계시다니요. 평생을 언론인으로 살아오신 분들이 말년을 오명으로 더럽히시는 것은 정녕 손해 보는 장사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오기, 분노, 자존심… 이런 감정들은 비탈길을 구르는 브레이크 없는 전차와도 같아서 일의 제대로 된 해결을 방해합니다. 절대로 알아서 멈추지 않으려 할 겁니다.
그러나 저는 7년 전이기는 하지만 심상기님의 초심이라는 제목의 발행인의 글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이지만, 평생을 언론에 몸담아 오신 분들이니 그 시간이 '변절'할 정도의 긴 세월도 아닐 것입니다.
'짝퉁'은 그만... 초심을 찾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