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인 소백산 비로봉.김연옥
나는 서울에서 보낸 대학 시절을 빼고는 여태껏 고향 마산을 떠난 적이 없다. 남쪽 지방의 포근한 도시에서 살다 보니 겨울이 오면 마치 보고 싶은 친구를 기다리듯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여 있는 풍경이 늘 그립다.
@BRI@마침 지난 9일 눈꽃 산행으로 소백산 비로봉(1439m) 산행을 떠나는 산악회가 있어 나는 무작정 따라나섰다. 아침 8시 마산에서 출발한 우리 일행은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새밭마을에서 11시 40분께 산행을 시작했다.
비로봉은 충북 단양군과 경북 영주시에 걸쳐 있는 소백산(小白山)의 주봉이다. 그날 하얗게 눈이 쌓인 산길은 평화로운 고요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맑은 물소리에 나는 그 깊은 고요 속에서 깨어났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어디가 계곡이고 어디가 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꺼운 솜이불 같은 하얀 눈이 그 계곡을 덮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