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 호숫가에서 집단으로 모여 먹이를 잡고 있는 펠리컨 떼.김성호
청나일의 발원지 타나 호수 위에서
@BRI@청나일 폭포를 같이 구경했던 수호천사 남매와 함께 바하르다르 시내로 돌아와 점심을 같이 먹고 헤어졌다. 몇 시간 밖에 안 되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최초의 아프리카 현지인과의 동행이어서인지 헤어지면서 마음이 많이 쓰렸다.
나는 수도원을 찾기 위해 서둘러야 했다. 타나 호수의 섬에 있는 수도원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 했다. 타나 호수 위의 37개 섬에는 무려 20여 개의 수도원이 있다. 배타는 곳은 바로 내가 묵는 숙소의 바로 옆에 있었다.
나는 작은 모터 배인 통통배를 타고 타나 호수로 들어갔다. 타나 호수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다. 호수라기보다는 바다 같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도 크기가 3500㎢나 된다. 통통배를 모는 젊은 남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는 빅토리아 호수이고, 두 번째는 탕가니카 호수이고, 세 번째가 타나 호수"라며 "그러나 물이 맑고 수도원이 있어 아름답기로는 타나 호수가 최고"라고 자랑했다.
작은 배를 타는 선착장 주변의 호숫가에는 수백 마리의 펠리컨들이 집단으로 모여 먹이를 잡거나 깃털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고 있었다. 펠리컨은 긴 부리에 몸통은 흰색으로 큰놈은 크기가 2m에 달하는 황새의 일종이다.
먹이를 잡아 삼키면 아랫부리가 주머니처럼 크게 늘어나는 것이 특색인 펠리컨은 타나 호수 주변에 많이 있는 파피루스에 둥지를 틀고 있다. 타나 호수는 에티오티아의 젖줄로서뿐 아니라 기러기와 독수리, 물수리 등 각종 새들과 하마, 파피루스의 서식지로 알려졌다.
통통배가 호수 중심 쪽으로 조금 달리자 3척의 작은 배가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바로 현지인들이 탕크와(tankwa)라고 부르는 파피루스로 만든 배다. 3명의 어부가 파피루스 풀의 줄기로 만든 배에 각각 한명씩 타고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영어로 종이인 'paper'의 어원인 파피루스(papyrus) 풀은 이집트에서는 껍질로 종이를 만들었고, 에티오피아에서는 줄기를 묶어 배를 만들었다. 탕크와는 여전히 이곳 주민들에게는 공예품과 땔감, 심지어 황소까지 실어 나르는 중요한 해상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파피루스로 만든 탕크와는 주로 시내에서 2km 떨어진 웨이토 마을에서 만들어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