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 직원이 망원경과 카메라, 메모수첩 등을 지니고 해고자들의 동향을 감시해왔다고 노동자연대는 주장한다.노동자연대
이 가운데는 삼성SDI 해고노동자 김갑수씨와 이마트 수지점 계산원 노조위원장 최옥화씨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9월 21일 노동자연대의 서울역 집회 당일에는 이동시각과 일부 해고자들의 명단, 인원 숫자(24+방○○ "25명") 등이 적혀 있엇다.
이 밖에도 회유자 관리, 법적 조치 진행상황, 회사 임원과 협의 아래 감시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 노트에는 노동자연대의 9월 20, 21일 서울역 집회에 대해 '보여주기 위한 집회였을 경우가 많다'고 평가하고 '확실한 처리가 중요', '빼놓은 인원 철저하게 관리' 등의 문구가 메모돼 있었다.
"상무님"이라고 쓴 부분에는 '1인 시위자 내용증명 보낸 인원 14명 중 4명이 나갔고, 내용증명 보낸 후 검찰고발 예정', '개별 면담을 통해 금액결정', '변호사-경찰청 유권해석이 잘못됐다', '추석 이후 조치예정', '경남 서○○ 빠질 예정', '민사' 등의 내용이 쓰여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변호사-경찰청 유권해석이 잘못됐다'는 메모 내용. 이에 대해 노동자연대는 회사 측이 변호사 자문을 통해 경찰 유권해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해고자들을 감시·회유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메모 노트를 작성한 이아무개씨는 16일 통화에서 "회사 측의 지시에 따라 경인본부 해고자들의 집회 참석 상황 등을 기록했다"면서 "그러나 9월 21일 노동자연대 측에 메모 노트를 빼앗겨 자세한 메모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자가 메모 노트의 '상무님'이라고 쓴 부분에 적힌 메모 내용들을 설명하자 이씨는 "본사 상무님과 지역본부 간부들 회의에서 나온 얘기를 받아 적은 것"이라고 말해 해고자들에 대한 감시와 회유, 법적 조치들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