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웃고 있는 김숙자씨. 그러나 10여년전만 해도 심한 우울증과 각종 병에 시달렸다.김현자
"자전거 때문에 제가 살았습니다. 지난 10년간 제게 자전거가 없었다면 아마 자살했을지도 모릅니다. 위암 수술과 두 번의 장수술, 그리고 척추 수술을 받으면서 참 힘들었는데, 그것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것은 우울증이었습니다. 우울증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자전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을 앓는 분들에게 꼭 자전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10일 오전 김숙자(66세·일산 주엽동 문촌마을)씨를 일산호수공원에서 만나 '자전거와의 소중하고 특별한 10여 년간의 인연' 이야기를 들었다.
고난을 극복해낸 강인함이랄까. 60대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곱고 단단한 모습과 자신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무척 강하게 느껴졌다.
"우울증, 자살 충동... 약 먹어도 무기력해지기만"
김숙자씨는 1996년에 위암 수술을 받았다. 이듬해인 1997년과 1998년엔 두번에 걸쳐 장수술을 받았고, 이후 척추 협착증으로 또 한번 수술을 받은 5급 장애인이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수술로도 치료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허리가 아픈 날이 있지만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의욕적인 날들을 보내고 있단다.
월·수요일에는 컴퓨터를 배우고 화·목·금요일에는 수영을 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3일은 반드시 자전거를 탄다.
재미삼아 동네 주위를 잠깐 타는 수준이 아니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통일동산까지 왕복한다. 시속 20km로 달릴 때 한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왕복 40km가 넘는 거리다. 의정부까지 왕복할 때도 있는데, 이 때 거리는 60km가 넘는다.
자전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방이나 해외에 나갈 때도 있다. 1996년에 처음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11년째다. 온갖 병으로 고생하는 상태에서 왜 하필 자전거를 선택했는지 물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