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라, 한 번 붙어 보자

[만화야 안녕10] 학습만화 군웅할거 시대

등록 2005.09.13 12:33수정 2005.09.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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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예전엔 학습만화라고 하면 학습지 아랫부분에 조그맣게 들어가는 만화를 일컬었다. 하지만 지금은 만화시장에 학습만화만 남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학습만화 전성시대다.


그동안 학습만화 시장은 천만부라는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그야말로 새로운 신화를 쓴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가 평정했었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랄까, 출판사와 작가의 분쟁으로 인해 그 세력은 많이 약해졌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학습만화 시장을 공략하려고 일어서는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살아남기> 시리즈와 <마법 천자문>이다.

애니메이션 창작 그룹 '시리얼'이 만든 <마법천자문>은 '한자 학습서 유행'을 만들었으며 비슷한 학습서가 쏟아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마법천자문>는 8권까지 판매부수 300만부를 훌쩍 넘겨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가 쌓아온 아성을 넘보는 가장 강력한 도전자다. 이외에도 막강한 진용을 갖추고 있는 게임기반 캐릭터 만화인 <코믹 메이플 스토리>와 <코믹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도 강세를 보인다.

그림들도 입체감 있고 화려하게 변하는 추세인데 이는 일본 만화영화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린 독자들은 TV에서 본 화려하고 역동적인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져 학습만화를 찾을 때도 그런 느낌의 것들을 찾는다.

코믹스런 장면을 잘 그리는 작가들이 학습만화에는 유리하다. <…살아남기> 시리즈를 히트시켜 지금은 잘 나가는 작가 대열에 낀 강경효는 그동안 '천하말썽 진도치' 등 코믹만화를 그렸고 학습만화 <영웅 초한지>를 그렸던 문정후는 이미 무협 만화 <용비불패>로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다. 또 <마이러브>의 이충호, <진짜 사나이>의 박산하 등 기존 만화계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작가들도 이미 학습만화 쪽으로 이동했다.

한때 학습만화는 만화가가 되기 위한 코스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림들도 한층 더 탄탄해져 웬만한 실력으로는 학습만화를 맡기도 힘들어졌다.


살아남기 시리즈는 계속된다. 쭈욱~

겉그림
겉그림아이세움
코믹컴·네모의 <곤충 세계에서 살아남기>1편(아이세움, 8500원-7월 28일 발간)이다. 주인공들이 갑자기 극한 상황에 처해 서바이벌 모험을 벌이면서 그에 필요한 각종 서바이벌 상식들과 자연과학 지식들을 배우게 되는 본격 에듀테인먼트 만화인 이 책은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네 번째 시리즈다.


곤충과 벌레를 구분하는 방법, 곤충들의 놀라운 힘의 비결 등 궁금한 곤충 상식과 여러 가지 곤충들에 대한 정보를 수십 장의 생생한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고 있다.

글을 쓰는 코믹컴은 만화 기획 집단으로 펴낸 책으로 <레포츠 만화 과학상식> <대한해협 비행하기> <암흑동굴 탐험하기> <해저보물 인양하기> <태평양 횡단하기> 등이 있다. 그림을 그린 네모의 이태호는 <일레븐11> <토이 솔져> <쥬신> 등을 그렸다.

한자 학습서는 내가 천하통일했다

겉그림
겉그림아울북
시리얼의 <마법천자문>9편(아울북, 8800원-8월 06일 발간)이다.

한자가 저절로 기억되는 에듀테인먼트 만화로 학습만화 선두그룹에 서 있는, 설명이 필요 없는 만화다. 에듀테인먼트는 교육이란 뜻의 '에듀'와 오락을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가 합쳐진 합성어로 공부와 재미,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쫓는다는 뜻이다.

<마법천자문>은 한자능력검정시험 5~8급에 해당하는 500자 중 우리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자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한자의 특징 있는 모양, 뜻과 음을 한꺼번에 이미지로 기억하게 하며 재미있고 코믹하게 구성되어 있다.

<마법천자문> 시리즈는 무조건 한자를 나열하지 않고 다양한 시각적 학습효과를 활용한 것이 특징으로 이번 권에서는 본문에 등장하는 한자를 재미있는 게임과 퀴즈를 통해 복습할 수 있다.

악필은 이제 그만!

겉그림
겉그림넥서스아카데미
김진욱·그리머의 <우당탕탕 글씨마스터>3편(넥서스아카데미, 8800원-8월 10일 발간)이다. 이번 권은 '어절(문장 구성의 한 단위)을 익혀라' 편이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키보드에 익숙해 정작 글씨 쓰기는 힘들어한다. 한번 굳어진 글씨는 성인이 될 때까지 그대로 이어져 사회생활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바른 글씨를 학습할 수 있도록 만화로 기획된 책이다.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 글씨 무공을 수련해야 하는 주인공 한유비와 친구들. 글씨 무공이라는 색다른 소재가 흥미를 자극한다. 자음, 모음 쓰기부터 시작해 문장 쓰기까지 주인공 한유비와 함께 바른 글씨 쓰기를 자연스레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글씨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고 단계적 글씨 쓰기와 반복 학습이 중요한데 이 책은 동일한 글자의 반복 학습을 통해 글씨가 손에 익도록 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탈출하라!

겉그림
겉그림서울문화사
송도수가 글을 쓰고 현보·양선모가 그림을 그린 <어린이를 위한 안전 가이드북 SOS>(서울문화사, 8500원-8월 18일 발간)이다. 학습만화의 장점은 다양성인데 이것도 그 중 하나다.

이 책에는 온라인 자동차(레이싱) 경주 게임 카트라이더 캐릭터들이 초등학생으로 나와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들을 다루고 있다. 수업시간, 체육시간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와 왕따 문제 등을 다루어 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했다.

글을 쓰는 송도수는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와 <코믹 메이플스토리 오프라인 RPG> 등 학습교양물과 판타지만화 등을 하고 있고 그림을 담당한 양선모는 <혈류학원> 등을 그리다 학습만화로 진출했다.

어려운 물리가 쉽고 재밌다

겉그림
겉그림예림당
조영선·이영호의 < Why? 물리 >(예림당, 9000원-8월 16일 발간)다. 사물의 이치를 수학으로 표현해내는 학문인 물리, 사실 물리라고 하면 알기도 전에 먼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공은 탱탱하니까 튀어 오르고, 바퀴는 둥그니까 굴러간다는 단순한 생각들을 과학적 원리를 적용해 설명한 책이다.

소리를 내는 것, 듣는 것, 전구의 원리, 전지의 원리 등 세상의 모든 현상들에는 각기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 원리를 이해하면 유용하고 편리한 것들을 만들고 찾아낼 수가 있다. 이 책은 우리 일상생활에 흔히 나타나는 여러 물리적 현상, 즉 힘과 운동, 에너지와 열, 전기와 자기, 파동과 빛 등에 대해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코믹한 그림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이처럼 학습만화 시장이 커지면서 코믹 출판사들과 일반출판사들까지 학습만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요즘엔 학습지 회사들도 새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가히 군웅할거가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다음엔 경제만화가 한판 붙는다고 한다. 누가 이 학습만화계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인지 흥미진진하다.

덧붙이는 글 | 군웅할거(群雄割據) 
많은 영웅들이 각지에 자리 잡고 세력을 떨치며 서로 맞서는 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하면 반드시 쇠퇴할 날이 있음'을 이르는 말.

덧붙이는 글 군웅할거(群雄割據) 
많은 영웅들이 각지에 자리 잡고 세력을 떨치며 서로 맞서는 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하면 반드시 쇠퇴할 날이 있음'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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