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살 때부터 입때까지 두부를 만들고 있다"는 김정숙(65) '큰터 손두부' 할머니박도
이 집 주인 김동근(40)씨는 횡성농업경영인(농업인 후계자)으로 아주 부지런한 농사꾼이다. 그는 8남매의 맏이로 정금초등학교와 우천중, 원주 진광고를 졸업하고 곧장 전문 농사꾼이 되었다.
그는 고향 땅을 지키면서 해 보지 않은 작물이 없을 정도로 별별 농사를 다 지었다. 벼, 고추, 감자, 옥수수, 콩, 양채류(적채, 브로콜리, 양배추, 양상추, 피망, 도마도, 들깨, 참께, 참외 수박…) 등을 농사지어 시장에다 내다 팔았다.
뼈 빠지게 일해도 식구들이 살 수가 없었다. 결혼조차 할 수 없었던 터에 마침 지역구 국회의원(당시 박경수 의원)이 주선해 줘서 멀리 연변 룡정 아가씨를 신부로 맞아들였다.
그 뒤 고향을 지키고자 더욱 몸부림을 쳤다. 농가수입을 극대화하고자 길가에다 농막을 지어놓고 자기가 지은 농산물을 직접 팔았다. 수입은 조금 나아졌지만 일년 내내 판매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어머니가 여름철에는 농막에다 이 지방 별미인 올갱이 국수를 만들어 팔았는데, 그게 '무허가'라고 판매금지 처분을 받게 되었다.
이들 부부는 이 참에 정식으로 음식점을 허가내기로 하였다. 어머니가 평생을 손수 만든 두부찌개를 개발하면 성공하리라는 기대로 가게 문을 열었다.
자기가 애써 지은 우리 콩으로 가게 옆에다 가마솥을 걸어놓고 어머니가 평생 만들어온 솜씨로 두부를 만들었다. 그러면 그 두부로 아들과 며느리가 조리를 하여 팔고 있으니, 그야말로 '원 스톱 시스템'으로 농가 수입 극대화 방안의 한 모델을 보이고 있다.
늘 먹었지만 이 집 두부전골의 맛은 구수하고 산뜻, 깨끔하다. 그 맛의 비결을 물었더니 그것은 어머니의 손맛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콩으로 옛 방식대로 만든 두부를 들기름이나 산초기름에다 노릿노릿 구워내는 두부구이도 별미였다.
어린시절에 본 적이 있는 두부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던 차, 마침 지난 주말에 들렀더니, 막 맷돌에 콩을 갈고 있었다. 맷돌로 간 콩물을 가마솥에다가 넣고 끓인 뒤 자루에 넣어 찌꺼기를 걸러냈다. 그런 다음 다시 가마솥에다가 걸러낸 콩물을 넣어 가열하면서 간수를 조금씩 넣자 콩물이 덩어리처럼 응고되기 시작했다. 그것을 그대로 요리해서 먹으면 '순두부'라고 했다.
그 응고된 덩어리를 바가지로 떠서 천을 깐 틀에다 넣고 그 위에 다시 천을 덮고는 10여 분 누른 다음, 칼로 네모나게 썰어 물동이에다 담갔다. 마침내 두부가 다 되었다.
열여섯 살 때부터 만든 두부
가마솥에서 두부를 만들고 있는 어머니 김정숙(65)씨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