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 명문이 새겨진 백자조각경기도 박물관
전시되는 출토 유물 및 관련 문화재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청동금탁’, ‘정청 출토 청기와’, ‘도자기(백자)’, ‘도자기(분청향완)’ 등이 있다.
그중 지름이 30cm나 되는 ‘청동금탁’이란 풍경(風磬: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 속에는 붕어 모양의 쇳조각을 달아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면서 소리가 남)은 보광전 추녀 모서리에 걸려 있던 것으로 134자의 명문(銘文:돌, 쇠붙이, 그릇 등에 새겨진 글)이 새겨져 있었다.
명문에는 “회암사(檜巖寺)”란 절 이름이 들어있어 문헌에서만 있었던 절 이름을 구체적인 자료로 증명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또 “태조, 현비, 세자(방석), 왕사 묘엄존자(무학)”의 이름도 같이 들어 있어 태조와 무학대사, 회암사의 관계를 증명해주는 중요한 자료로서의 가치도 있다고 하겠다.
또 ‘정청 출토 청기와’는 회암사 절터 8단지 정청 부근에서만 여러 점 출토되었다. 이는 왕실의 원찰(願刹:소원을 빌거나 죽은 이의 명복을 빌기 위한 절)이었던 봉선사나 경복궁에서도 청기와가 출토된 바 있어 정청이 왕실과 관련한 세속적인 기능을 했던 곳으로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고 한다.
도자기는 회암사지 발굴 출토품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인데, 조선 백자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분청사기가 많다. 백자 중에는 "天", "地", “玄”, "黃", "別", "左", "右" 등 명문을 새긴 상품의 백자조각이 일정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조각들은 왕실에 자기를 공급하던 경기도 광주 중앙관요에서 만든 것으로, 회암사와 왕실의 밀접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