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취떡, 창포물에 머리감기, 그네뛰기와 머리감기 그리고 쉬취떡 빚기(국립민속박물관 홍보자료에서)국립민속박물관
또 단오날 새벽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분을 개어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생각했다. 남자들은 단오날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니는데, '귀신을 물리친다(벽사:邪)'는 믿음을 가졌었다.
단오날 중에서도 오시(午時:오전 11시∼오후 1시)가 가장 양기가 왕성한 시각으로 생각하여 농가에서는 약쑥, 익모초, 찔레꽃 등을 따서 말려둔다. 오시에 뜯은 약쑥을 다발로 묶어서 대문 옆에 세워두면 재액을 물리친다고 믿었다. 창포주(菖蒲酒:창포로 담근 술) 등의 약주를 마셔 재액을 예방하려 하였다.
조선의 풍속에는, 단오날에 임금을 가까이 모시던 여러 신하들이 단오첩(端午帖:시를 기록한 첩)을 지어 대궐 각전(各殿)의 기둥에 붙였다. 그리고 해마다 이 날에는 공조(工曹)에서 부채를 만들어 임금께 진상(進上)하고 이 부채를 신하들에게 나눠 주었다. 더위를 타지 말고, 건강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우리나라의 부채는 크게 나누어 접었다 폈다 하는 접부채와 둥근 둥글부채(일명 방구부채 또는 단선:團扇/비단이나 종이 따위로 둥글게 만든 부채) 두 가지가 있다.
이런 부채를 받은 이는 흔히 그 부채에다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을 그려 가지기도 하고, 복숭아꽃(도화:桃花), 나비(호접:蝴蝶), 연꽃(부용:芙蓉), 백로(白鷺) 등을 그려 가지기도 한다. 부채를 생산하는 각 읍의 수령들도 이와 같이 궁중에 진상하고, 서울 각처에 선사하는 풍속이 있었으니, 그 중에서도 전주(全州), 남평(南平)과 나주(羅州)에서 만든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쳐주었다.
부채의 종류는 승두선(僧頭扇:꼭지를 중의 머리처럼 동그랗게 만든 부채), 합죽선(合竹扇:얇게 깎은 겉대를 맞붙여서 살을 만들었으며,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 반죽선(斑竹扇:무늬가 있는 대나무로 살을 만든 부채), 죽절선(竹節扇:마디가 있는 대나무로 살을 만든 부채), 태극선(太極扇:태극 모양을 그린 둥근 부채), 까치선(둥근 바닥을 'X' 자형으로 나누어 위와 아래 는 붉은색, 왼쪽은 노란색, 오른쪽은 파란색을 칠하고 가운데는 태극무늬를 넣는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부채는 보통 여름에 사용하는 것이나, 혼례 때에는 어느 계절이고 차면용(遮面用;얼굴 가리개)으로 사용하였다. 신랑은 파랑색, 신부는 붉은색, 상을 당한 사람은 흰색, 그 외 빛깔은 일반 남녀, 어린이가 사용한다. 예전의 단오에는 부채를 선물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청년에게는 푸른 부채를, 노인이나 상제에게는 흰 부채를 주었다. 그리고 임금은 신하들에게 자연 경치, 꽃, 새 등을 그린 부채를 선물했다.
또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해서 단오날 정오에 대추나무 가지를 치거나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놓아 더 많은 열매가 열리기를 기원하는 풍습도 있었다. 또 쑥-호랑이(애호:艾虎) 풍속이 있었는데 여자들이 쑥, 대쪽, 헝겊 따위로 만든 호랑이 형상을 단옷날에 만들어 머리에 이면 재액을 물리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