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군 전차를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로이터 뉴시스
유대인은 '1등 국민',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등 국민'
저녁에는 ‘다이아나’의 집에 방문했습니다. 다이아나는 이스라엘 사람으로 이스라엘 현지에서 여성 병역거부자 운동(이스라엘은 여성들도 징집당하는 나라입니다)과 팔레스타인 평화 활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다이아나는 자신이 유대인으로 이 땅에 사는 것이 너무나 창피하고 혼란스럽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서 강한 분노와 혐오감을 감추지 않았지요. 또한 시오니즘(유대인의 선민의식,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거주를 정당화하는 논리들)을 비판하면서 “유대인들은 자기와 같은 유대인 말고는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며 몹시도 분노했습니다.
내일까지는 평화운동가들이 현지 적응을 하는 시간입니다. 이 곳에서 활동하는 평화 활동가들과 미리 만나서 친분을 나누거나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를 방문해 볼 생각입니다.
이스라엘은 위험한 나라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지금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아주 복잡한 나라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해가 쏟아지는 중동 지역을 거대한 휴양지인 양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반면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식민 통치를 받으면서 2등 국민으로 살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스라엘 거주 지역과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은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라는 구호가 이 곳에서는 다른 의미로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세계이지요. 이스라엘 거주 지역은 때때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지만 평소에는 아주 세련된 유럽풍의 나라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주 여유롭고, 비싼 물가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즐기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 유대인 거주 지역에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안락하고 평화로운 세계만을 보았지요.
하지만 오늘 내가 본 것이 이스라엘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곳에는 수많은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지요. 바로 이런 세계들의 부조화와 충돌이 위험한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은 사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벌과 노동자가 사는 곳은 완전히 다른 세계이지요. 또한 여성과 남성이 사는 한국도 다른 세계입니다. 이러한 차별은 정규직, 비정규직, 한국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일류대생, 삼류대생 등등 수많은 경계들을 통해서 규정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스라엘에 와서 한국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됩니다.
평화운동가들의 궁극적인 활동의 목표는 갈등과 전쟁의 원인이 되는 이러한 차별을 없애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평화운동가들도 더욱 기운 내시길 바랍니다. 서로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는 운동을 만들어 나갑시다.
-5월 7일 이스라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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