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혜한상언
- <오중주>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이 작품은 아버지와 딸 그리고 가부장제도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말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가족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좋았다가도 금방 상처를 준다. 이 작품은 무의식중에 있는 가족들의 상처를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이 작품은 또한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원죄와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죽음을 앞두고 한 노인이 자기가 살아온 인생이 뿌리부터 생생했었는지, 아니면 줄기를 생각하다보니 뿌리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지 질문하는 얘기이다."
- 제목이 오중주인데 가족간의 오중주는 불협화음이다?
"아버지의 배다른 딸들이 넷이나 된다. 한 어머니한테 태어났어도 성장하면서 티격태격한다. 엄마가 다 다른 그런 환경에서 자라났을 때 많은 상처들이 작은 부분에서부터 생긴다. 그 상처는 성장을 해서, 30대 50대가 됐을 때도 이어가고 그 다음 대까지도 이어간다. 슬픈 일이다.
이 연극은 하루 동안, 낮 1시에서부터 그 이튿날 9시까지 같이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 동안 쌓였던 상처가 아물었다고 믿었는데 2~30년 후까지 이어진다. 반면에 일상적인 코믹함도 묻어있다. 딸 넷과 아버지와의 관계가 불협화음을 내는 것 같으면서도 그것이 인생이 아닌가 생각한다."
- 인생을 연주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가족과의 화합에서도 연주지만 인생 자체가 자기 내면과 외면이 딱 맞아 떨어져야 하는 연주이다. 그런데 우리 인생은 그렇지 못 한 것 같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욕망들이 얼마만큼 충족될 수 있을까? 충족하지 못하면 그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의 불협화음이다.
작품에서는 딸 넷과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불협화음이 될 것이다. 완만한 연주라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도 어느 순간에 딱 느껴지는 느낌이 있다. 거기서도 좋은 선(善)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선과 악, 인간의 욕망의 갈등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