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인터넷을 아느냐

등록 2000.02.20 22:17수정 2000.02.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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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방송에 하루라도 인터넷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날이 없
다. 작년말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폭발적 증가다.
저녁뉴스에 하루라도 인터넷 관련보도가 빠지지 않을 정도니까, 정말 '인터넷 모르면 원시인'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인데, 정작 사람들이 얼마나 인터넷을 알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본기자는 직장에서 나와 새로운 직장을 구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가르치고 있다. 인터넷 교육을 시작하면서 인터넷 학습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교육생들에게 인터넷이 뭐냐고 물어보니, 선뜻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1969년 미국에서 시작된 인터넷의 탄생배경부터 이야기를 풀었지만 교육생들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슬쩍 돌려 물어 보았다.
"전화가 뭡니까?" 대답이 없다. "그러면, 전화를 쓴다는 게 뭡니까?"
역시 대답이 없다. "전화를 쓴다는 것은 전화기라는 기계로 전화망을
이용해 그 망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과 안부도 묻고, 필요한 정보도
나누고 은행업무도 보는 등, 전화로 사회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맞습
니까?"

인터넷은 tcp/ip라는 통신전송규약에 기반한 전세계적인 개방형 디지
털 정보망이다. 이 망에 물려있는 기계가 전화기가 아니라 컴퓨터이
고, 아날로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정보를 전달
하기 위한 망이라는 차이점이 있을 뿐, 전화망도 정보네트워크이고,
인터넷도 정보네트워크다.

또, 전화망이 전화기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전화를 쓰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듯이, 인터넷도 컴퓨터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다.

지금 전세계의 기업들이 혈안이 되어 인터넷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다
돈벌이의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전화를 이용해 통신판매사업을
하는 사람이 전화기나 전화망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전화를 사용하
는 사람들에게 어떤 물건을 어떻게 팔것인가에 관심이 있는 것과 마찬
가지로,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인터넷 사용자들에게서 이익을 만들어 낼것이지를 궁리하고 있다. 그것은 이 망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만든 지구적인 인터넷 사회, 이 사회의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도 정치,사회,경제,문화의 모든 활동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정보사회는 자기만의 기술이나 지식(노하우:know-how)이 중요한 닫힌
사회가 아니라,자기가 필요한 지식을 구할수 있는 네트워크(노웨
어:know-where)가 중요한 열린사회다. 우리는 이런 열린 사회에 걸맞
는 열린 생각을 갖고 있는가? 그것은 국민 pc를 보급하고, 집집마다
초고속통신망을 깐다고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 국가는 열린사회를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자유로운 사고를 제한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폐기하고, 행정기관이나 기업들은 주민들과 소비자들의 생각을 받아들여서 기업경영에 반영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사용자 통제의 통신기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인터넷과 휴대
폰의 폭발적인 보급을 보라. 이미 세상은 통제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
다. 아무리 음란물을 차단하려해도 사실상 차단할 방법이 없다. 국내
법상 위법이 되는 포로노 사이트를 한국 사람이 미국국적을 가진 친구
명의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회사에다 올려두고 국내에서 영
업을 하더라도 이를 차단할 방법이 없다. 반국가단체를 고무찬양하는
글도 마찬가지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고자 하는 것은 태양 대신 눈을 가리려는 짓이다. 그것은 불가능 할뿐더러 무의미한 것이기도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교육장환경은 랜으로 물려있어 마우스를 누르기만 하
면 인터넷을 쓸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엔진사용법을 배워 주니, 이리 저리 교육생들은 잘 돌아다니고 있다. 아직은, 인터넷 사회의 주민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곧 이것이 거대한 변화의 출발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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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강사(전) 창원대학교 강사(전) 마산 민간도서관 책사랑(1988년 설립) 이사장 (전) 삼성테크윈 기술교육원에서 IT 강사(전) (사)마산도시재생위원회 사무국장(전) 열린사회 희망연대 사무총장 (전) 창원시 마산부림시장 소식지 편집장 출판 통신판매 석세스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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