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이 아빠' 이종철씨가 아들을 찾아온 사람들이 글을 남길 수 있도록 방명록을 만들었다.
권우성
스물넷 청년 지한씨는 꿈과 땀을 믿었다.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을 때 지한씨는 자신을 소개하는 한 마디로 "저의 장점은 '땀'입니다"를 택했다. 그 동안 지한씨가 흘린 땀은 한 발짝, 한 발짝 그를 꿈으로 이끌었다.
고1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지한씨는 3년 내내 학교와 연습실을 성실히 오갔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지한씨의 또 다른 연습실이었다. 지하주차장도 마다하지 않던 아들을 위해 엄마·아빠는 번갈아 가며 카메라맨을 자처했다. 지한씨의 땀과 꿈은 '지하주차장 직캠'에 오롯이 담겼다.
대학 입시를 앞둔 어느 날, 지한씨의 얼굴이 사뭇 진지했다. 그는 "엄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배우인 것 같아. 이병헌님처럼 눈빛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라고 말했다. 예술고가 아닌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지한씨는 남들보다 더 힘을 쏟아야 했다. 엄마는 아들의 평소 모습이라면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지한씨의 땀은 점점 결실을 맺고 있었다. 동국대 연극학부에 합격한 그는 올해 한 달 간 오디션을 거쳐 연예 기획사에 합격했다. 남궁민·연정훈 등 유명 배우들이 속한 기획사였다. 지한씨는 곧장 MBC 드라마 <꼭두의 계절>에 캐스팅됐고 주인공의 옛 연인 역할을 맡아 한창 촬영에 몰두하고 있었다. 촬영 일정이 새벽까지 이어져도 몸 관리를 위해 음식 조절과 운동을 항상 달고 살아야했다. 하지만 지한씨의 입에선 "행복하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