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아들, 엄마도 카네이션 달아줘야지" 어버이날인 8일 오전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뜨지 못한 전남 진도군 팽목항 등댓길에 "보고싶다 아들, 엄마도 카네이션 달아줘야지... 너무 보고싶다"라고 적은 노란리본이 말없이 나부끼고 있다. 사고 발생 23일째 아직 아들의 생사확인 조차 하지 못한 엄마는 새까맣게 속이 다 타들어간다. 이날도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수색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밝혔다.
남소연
"보고 싶다 아들, 엄마에게 카네이션 달아줘야지... 너무 보고 싶다"진도 팽목항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구름사이로 햇빛이 내렸지만 바람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였다. 파도도 바람을 따라 심하게 출렁였다. 부둣가 등대로 향하는 길에 줄지어 매달린 노란리본들도 휘날렸다. 아직 바다 속 세월호에서 나오지 못한 아들을 향한 애절한 마음도 그 가운데서 요동쳤다. 8일은 어버이날이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팽목항은 적막했다. 종종 바쁘게 오가는 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이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이날 오전까지 구조작업이 중단됐고, 실종자 가족들은 대부분 천막에서 휴식을 취했다. 35명의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은 팽목항에 30~40명 정도가 남았다. 대부분이 단원고 학부모들이다.
남아 있는 가족들... 어버이날을 찾을 수 없다가끔 천막 밖으로 나온 가족들은 멍하니 바다 앞에 섰다. 엄마는 바다를 바라보다 고개를 푹 숙였고, 아빠는 담배를 물었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실종자 가족은 보이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나 공무원들 가운데도 카네이션을 단 사람은 없었다. 자식을 잃은 부모를 향한 배려로 느껴졌다. 팽목항에는 어버이날이 지워졌다. 단지 사고발생 23일째였다.
어버이날을 맞아 팽목항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북인권선교협의회를 비록해 전북지역 시민사회 인사 30여 명은 '세월호 아이들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하는 전북의 어버이들'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팽목항을 찾았다. 피켓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문구와 색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