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정치인'으로서 그의 분노 대상은 현 정부가 아닌 지리멸렬한 민주당과 진보진영이었다.
최영민
이런 맥락에서 그는 소위 '같은 편'인 민주당 비판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현재보다는 미래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정치인'으로서 그의 분노 대상은 현 정부가 아닌 지리멸렬한 민주당과 진보진영이었다.
"제가 비판 안 하면 박근혜 정부 잘못 누가 모르나요? 다 알잖아요. 불통, 국정원 사건에 대한 침묵 등. 국정원 사건은 전 정권이 한 일이기 때문에 난 할 말이 없다? 그럼 일본한테는 정신대 문제를 왜 사과하라고 해요? (국정원 문제에 책임지지 않는 건) 사회적 책임, 연대책임이라는 기본 정치철학이 부재하다는 증거예요. 독일은 심심해서 (2차 세계대전 문제로) 사과 하나요?
한 사회에 속해 있으면 그 사회에 대해, 내 조직에 대해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수치심을 먼저 가질 줄 알아야 해요. 전임 정권으로부터 이득을 봤든 어떻든 간에, 같은 새누리당이라고 하는 보수의 뿌리에서 나온 정권이면 그런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일을 한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사과해야죠. 더불어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끔 강도 높은 개혁을 해야 하는데, 말을 안 듣잖아요."
"저는 그보다 비판하기 힘든 '우리 진영'에 대해서 비판할 겁니다. 내년 지방선거 집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재선 가능성도 49%. 무척 위험합니다. 일치단결해도 당선 가능성 49.9%. 뭐 때문에 0.01%가 부족하냐? 저는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물리적 결합만 했지 화학적 결합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경선 때부터 박원순 찍어 내리기가 일사불란하게 진행될 겁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희망이 없는 거죠. 우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박원순 시장에게 불리한 경선 룰이 나올 거예요. 민주당이 박원순을 더 더 적나라하게 씹어대지 않을까?"
"이미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가 7:3 정도? 중도를 잡기 위해서 중도로 간다는데, 그건 착각입니다. 자기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중도가 함께 할 수 있는 상식적 카드를 내줘야죠. 자신의 중심이나 정체성을 중도로 가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는 거지. 많은 (민주당) 의원들 자신이 자꾸 그리로 가거든요. 그럴 게 아니라, 명백한 개혁적 정체성을 갖고,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중도를 설득해야죠. 오히려 박원순 시장이 맞는 겁니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걸 보여주는 거. 박원순 시장만큼 진보적인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런데 자기 입으로 진보라는 이야기를 한마디도 안 하잖아요. 그러니까 중도에 있는 사람이 찍기에 부담 없는 거죠."
"이번 교학사 역사교과서 문제 대응을 보면서 진보진영 '전투력'에 실망했어요. 교학사 역사교과서 바로 알기 운동을 했어야죠. 그런데 왜 대중화 못 시킬까? 국정원 사건보다 훨씬 대중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쉬운데. 역사교과서 문제는 정치적이지 않기 때문에 의원들이 '친일' '매국' 등 역사 바로 알기로 치고 나갔으면 많은 사람이 공감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 현 정권의 입김이 반영됐다' '교육정책이 반영됐다' 등을 이야기해야죠. 비정치적인 이야기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가장 아프거든요. 그런데 민주당이 너무 못하는 거죠. 몸 사리면서 안 하는 것 같아요. 임기가 너무 많이 남아서 안 하고 있는 거죠. 야당 국회의원들은 지금 고통스럽지 않아요. 세비 따박따박 나오고, 보좌관·비서관 있고, 행복하게 살고 있죠."
"위기는 곧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