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도 영유권을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긴 주역인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 일본 총리.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일본판
이런 상황에서 1971년 6월 미·일 간에 오키나와 반환협정이 체결되었다. 이에 따라 이듬해인 1972년에 조어도가 오키나와와 더불어 일본에 다시 편입되었다. 중국·대만·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만에게 줄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이 시기에 이미 미국이 대만을 배반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71년 10월에 대만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박탈당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시기의 미국은 그 전처럼 대만을 중시하지 않았다.
당시의 국제정세 하에서는 조어도를 일본에게 주는 것이 미국에 더 유리했다. 탈냉전으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던 1970년대 초반에, 미국은 조어도와 오키나와를 일본에 넘겨줌으로써 일본의 충성심을 확보하고 동아시아 패권을 그럭저럭 지켜낼 수 있었다. 대만보다는 일본이 훨씬 더 안정적인 파트너라고 판단한 셈이다.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문제로 대만을 실망시켰지만, 조어도·오키나와 양도를 통해 일본을 기쁘게 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대만을 실망시킴으로써 생기는 손실보다는 일본을 기쁘게 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만약 미국이 아니었다면, 이 섬은 몇 십 년 전에 중국이나 대만의 수중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70년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조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적 지배와 관련하여 두 가지 판단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조어도에 대한 일본의 지배는 제국주의 침략의 일환으로 일어난 일이고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청산작업이 1945년 이래로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조어도 지배는 이런 흐름과 모순된다는 점이다. 일본이 1945년 이전의 식민지를 거의 다 상실한 점을 고려하면, 조어도와 오키나와를 여전히 점유하는 것은 좀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다.
둘째, 1945년에 조어도를 내준 일본이 1972년에 다시 확보한 것은 일본의 자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지원에 힘입은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 조어도를 지키느냐 여부는 일본보다는 미국의 힘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패권이 미치는 영향 이렇게 진작 내놓았어야 할 조어도를 미국의 힘에 의존하여 붙들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패권이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조어도에 대한 일본의 지배는 계속해서 흔들릴 수밖에 없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이 소멸하는 날에는 일본이 단독으로 조어도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훨씬 더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적어도 미국의 패권이 존재하는 한은 일본의 영유권이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는 말이다. 중국이 일본의 조어도 영유권을 공격하는 것은 비단 일본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미국까지도 공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과의 전쟁에 자신감이 생기지 않은 한은 조어도 문제를 극단으로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주기적으로 이 문제를 이슈화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은 일본이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조어도 문제로 전쟁이 발발하면 자칫 그것을 계기로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이 와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 점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이번에 미국이 중·일 양국을 조정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이 존재하는 한은 중·일 양국은 조어도라는 링에서 글러브를 끼고 경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동아시아를 떠나는 순간, 이 경기는 글러브 없이 맨주먹으로 치러지게 될 것이고 중국보다는 일본에 불리한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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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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