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헬싱키 시에 있는 미래위원회 모습.
임정훈
글 : 박수원 기자 공동취재 : <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핀란드편' 특별취재팀 핀란드 헬싱키 중심부 국회 본관 옆에 위치한 6층짜리 소박한 별관에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기구가 움직이고 있다. 건물 외벽은 평범하지만, 내부는 통유리를 적극 활용하는 등 혁신적이면서 견고한 핀란드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미래위원회. 이름도 꽤 낭만적이다. 통상 의회 권한은 입법권과 예산권이 중심이지만, 미래위원회는 기술발전과 미래 사회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는 책임을 맡은 기구로 '비전제기 권한'을 가지고 있다.
노키아의 변신 어떻게 만들어졌나 소련 붕괴로 인한 영향으로 1990년대 초반 파산지경에 이를 정도로 경제적 위기를 겪은 핀란드는 1993년 장기적인 국가미래전략을 세우자며 팔을 걷었다. 이들의 주요과제는 '기술 발달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였다. 목재 산업 위주였던 노키아가 세계적인 IT기업으로 탈바꿈한 데는 미래위원회의 제안이 컸다. 반대도 많았지만, 2000년 헌법 개정을 통해 미래위원회는 상임위원회로 격상됐다.
이들은 매 의회 임기마다 15년 후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공통 주제는 기후와 에너지이며, 2007년 이후 선출된 현재 위원회는 학습을 통한 핀란드의 혁신, 복지모델, 그리고 숲에 대한 미래의 활용 등 세가지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회기에는 '미래 혼란 속에서의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민주주의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핀란드 미래위원회는 한국 언론에 몇 차례 소개된 바 있을 뿐 아니라, 각 나라에서 앞다투어 이들의 활동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미래위원회를 방문했던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2009년 6월 진보신당 교육혁명토론회에서 국회에 교육미래위원회를 설치해 교육주체 및 이해당사자들의 사회적 협의를 거쳐 4~5년 단위의 이행계획을 제출해 승인을 받고 실천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취재팀은 핀란드 보수 정당쪽 인사의 입을 통해 미래위원회가 지니는 가치
와 의사결정과정, 그리고 핀란드에 당면한 과제인 교육격차와 이주민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지난달 만난 하리 야스카리(47) 의원은 국민연합당(National Coalition Party) 소속으로 교육격차나 복지 혜택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대도시를 제외한 인구밀집도가 낮은 지역으로 인해 교육격차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정보통신기술 등의 원격시설을 통해 이런 격차들을 해소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주민 유입과 관련 출산율이나 고령화사회에 대한 하나의 유인책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보수 정당 출신답게 "다른 유럽국가들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복지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교육격차 해소할 방안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