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씨는 남편이 직장을 핀란드로 옮기면서, 켈라의 혜택으로 핀란드어를 배우면서 실업수당을 받았다.
임정훈
핀어 수업에 앞서 켈라(KELA, 핀란드 사회복지서비스 제공기관) 직원은 김씨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20명 정도가 한 반에 모여 수업을 받았다.
김씨는 남편이 노키아에 다니면서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에 핀란드 사람들이 받는 혜택과 동일하게 켈라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핀란드인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지만, 핀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누구든 공평하게 대해 주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저개발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해서 차별하지 않았다. 적어도 수업을 받는 학생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였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핀어 수업을 받으면서 하루 33유로(약 5만 원)씩 수당을 지급 받았다. 그 가운데 20%는 세금으로 냈다.
핀란드는 켈라를 통해 이주민들에게 핀어 수업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핀란드에 온 이주민에게 빨리 언어를 습득하게 해서, 직업을 구하게 한 다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만든다'는 다소 실용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꽤 탄탄한 관리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김성희씨는 과거 유치원에서 영어교사를 한 경험을 살려 핀어 수업과정을 마친 후에는 핀란드 유치원에서 실습을 받았다. 5주 정도의 실습을 통해 핀어 수업을 받은 이주민들은 자연스럽게 구직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핀란드에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2009년 기준으로 헬싱키, 에스포, 반타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외국인수는 6.3%에 이른다) 최근에는 실업수당을 제공하는 방식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단다. 결석을 하게 될 경우 병원 진단서를 첨부하게 해서 그냥 실업수당을 받게 하는 일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건강체크를 해주는 아이 급식 만족한다" 김씨는 핀어 수업과정을 통해 핀어를 공부하고 있는 딸 지은이(9, 종합학교 3학년)와 함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성취감을 맛봤다. 지은이는 학교에서도 핀어를 배우지만 주말마다 TV 만화를 보면서 언어를 배우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김씨는 딸 지은이를 이곳에서 키우는 것에 대해서도 큰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켈라에서 지은이 앞으로 나오는 아동수당(월 100유로, 약 15만 원)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병원은 소액을 내거나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약국에 가서도 켈라카드를 사용해 소액만 지불한다. 지은이 교육비 역시 무료다.
"지은이가 학교 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다. 친구들이나 선생님과의 관계도 그렇고. 학교에서 아이들 건강을 세심하게 체크해서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해당 음식을 피해서 균형 있는 급식을 제공하다. 그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안전 때문에 걱정이 돼 지은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는데, 주변 또래 아이들은 열쇠를 가지고 다니면서 등하교를 한다. 지은이도 요즘은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고, 컴퓨터도 하고, 집에 혼자 오는 경우도 있다. 방과 후에는 피아노와 수영을 배우기도 하는데 특별히 아이를 위해서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