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오세훈, 민주당 한명숙,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가 17일 밤 KBS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정책 토론회 시작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소연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정책 즉 뉴타운 정책에 대해 야당 후보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한 후보는 "뉴타운에 원주민이 입주하는 비율이 15% 밖에 안되는 등 뉴타운은 서민을 서울에서 내쫓는 정책"이라며 "오 후보는 뉴타운 정책에 대해 서울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 후보는 "주택의 생산과 소비가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들이 오 후보에게 뉴타운을 약속받았다고 공약했다가, 그 뒤 오 후보가 뉴타운 지정을 줄이겠다고 해 곤란을 겪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전임 시장님 시절에 35군데의 뉴타운을 지정·시행하다 재정착율이 낮은 등 여러가지 역기능 때문에 속도조절이 필요해 뉴타운 추가지정을 하지 않았다"며 "공공관리제도와 클린업시스템으로 재개발 거품을 줄이고 원주민의 재정착율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해왔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서울 동부권 경관보호를 위해 건축물 고도가 제한되는 지역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용적률 상향 문제, 강남 재건축 연한 축소 문제 등 이해당사자의 관심이 큰 문제에 대한 한 후보의 입장을 요구하면서 역공세를 폈다. 한 후보의 답변은 역세권에 대해서는 용적률 제한을 풀고, 경관보호가 필요하거나 강남의 재건축 연한 축소 요구가 있는 곳에 대해선 "주민들과의 협상과 대화를 통해 탄력적으로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 후보는 서울역과 용산역간의 철로를 지하화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했다.
한 "'100만 일자리'는 숫자놀음" - 오 "40만개 양질, 60만개는 공공근로"일자리 창출방안에 대한 토론에선 오 후보의 일자리 100만개 창출공약과 서울시장 재임기간 동안 73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내세운 부분이 집중공격 당했다.
한 후보는 "오 후보의 '100만 일자리'는 숫자놀음"이라고 단언했다. 한 후보는 "그 중 50% 정도는 공공근로·희망근로·중개알선 등이 포함돼 있고 이것을 직업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생계보호용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이미 공화당 시절부터 하던 것 아니냐"며 "오 후보가 일자리 73만 개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통계청 조사에는 오히려 (서울시 일자리가) 6만7000개가 줄었다, 73만 개 일자리 중에 정부 스스로 취업자로 보지 않는 '무늬만 일자리'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또 "지난해 12월 정부가 연간 5% 성장률에 일자리 2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정책방향을 설정했는데, 오 후보가 1년에 25만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냐"고 공세를 폈다. 한 후보는 생활복지 일자리 10만개 창출,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상인·기업 중심의 서민일자리 거점 20군데 마련, 신IT벤쳐산업 중흥 등을 일자리 대책으로 내세웠다.
한 총리의 "일자리 100만개는 허구"라는 지적에 대해 오 후보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100만개 중에) 40만 개가 서울시의 직접투자와 청년 창업 등으로 만들어질 양질의 일자리다, 나머지 60만 개가 취업훈련·직업훈련 등 직종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산업기반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공공근로와 사회적 일자리,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낼 것"이라며"목표를 최대한 높이 세우고 매진하겟다는 것이며, 앞으로 4년 동안 열심히 뛰면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 "노점상 왜 이면도로에 밀어넣나?" - 오 "국가 상징거리의 대원칙"지 후보는 사례를 들어 오 후보의 일자리 창출 정책을 비판했다. 서울시가 광화문과 종로 일대 대로변의 노점상을 모두 철거해 이면도로로 밀어넣은 것은 결국 기존 점포 상인들과 노점상인들의 갈등으로 이어졌을 뿐, 진정한 서민 생계대책이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지 후보는 "현장 밀착 시정이 필요하다"면서 "시장이 된다면 개인 핸드폰을 공개해서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중구는 대한민국 국가 상징거리다, 미국의 내셔널 몰에서 노점상은 보지 못봤을 것"이라며 "노점상들의 숨통이 트이도록 하면서 단속하지만 광화문과 종로 같은 곳에서는 안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면도로로 들어가도록 노점상들과 합의를 이뤄 (노점상들이) 시위 한번 없이 이면도로로 들어가서 장사하고 있다"며 "국가 상징거리에는 노점상이 없어야한다는 대원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8일 MBC '노회찬 포함' TV토론...19일엔 SBS 오-한 일대일 대결지난 주 서울시장 후보간의 TV토론회가 2번이나 무산된 뒤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후보 간 불꽃 튀는 격론이 예상됐다. 그러나 TV토론에 처음 임한 후보들의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당시의 TV토론 때만큼의 격렬함은 없었다.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는 KBS의 자체 기준에 따라 이날 토론회에 출연하지 못했다. 그러나 바로 하루 뒤인 18일 밤 이날 출연한 후보들에 노 후보가 합세한 토론회가 MBC를 통해 방송될 계획이고, 뒤 이은 19일에는 지지율 1·2위 후보인 오세훈-한명숙 후보간 1대1 토론이 예정돼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