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웹브라우저인 '크롬'을 선보인 지 1년도 안 된 올해 7월 초에 '크롬 OS'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의 크롬 OS가 업계의 '탈MS' 움직임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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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잖은 사람들이 구글 OS를 '모험'으로 생각하지만, 구글의 결정은 정보통신의 변화환경을 정확히 겨냥한 것이다. 넷북 가격은 이미 200불 후반대(30만 원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정보의 저장과 처리의 많은 몫을 인터넷이 담당하므로, '터미널화'된 개인 컴퓨터는 그리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를 갖출 필요가 없다.
일부 넷북의 하드 용량은 4기가에 지나지 않는다. 이 용량의 절반을 운영체제가 잡아먹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저장 기능을 이미 인터넷에 떠넘긴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일부 회사는 넷북 구입자에게 웹 하드(Web storage) 계정을 준다.
계속 떨어지고 있는 칩과 디스플레이 등 부품비용은 컴퓨터 가격을 낮추는 데 큰 장애요인이 아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올 10월에 정식으로 선보일 '윈도스 7'을 두고 컴퓨터 제조업체와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가격 때문이다.
6월 29일 자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넷북용 OS에 50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엑스피(XP)' 세 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400불짜리 넷북의 마진율이 20불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이상 운영체제의 독점공급자가 아니다.
이미 많은 컴퓨터 업체가 저가 노트북에 우분투 등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를 넣어 팔고 있다. 구글의 크롬 OS는 업계의 '탈MS' 움직임을 가속할 것이다. 무상, 또는 극히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구글의 운영체제는 제조업체들로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편리함'의 함정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소개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수익모델'이다. 기술은 정신없이 발전하지만, 그 변화가 무색하게도 돈이 흐르는 방식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텃밭에서 캔 야채를 팔든, 디지털 신호를 팔든 결국 돈은 고객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화제가 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아직까지 돈을 까먹는 형편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익모델'은 두 가지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나는 고객에게 직접 돈을 받고 파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짜로 주는 대신 고객을 광고주에게 파는 것이다. (광고비는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어 팔리므로 결국 돈은 고객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거의 전적으로 두 번째 방식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광고를 위해서는 다수의 고객을 확보해야 하므로 서비스는 무료, 또는 무료에 가까운 실비를 지향한다. '공짜경제학(freeconomics)'은 '구름 컴퓨팅' 시대를 지배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있는가. 다행히도 (기업 입장에서), 인터넷 사용자들은 자신의 컴퓨터 하드를 비우는 대신, 비대해진 '구름' 속에 자신들의 소중한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정보는 실체 모호한 공간을 떠도는 게 아니라, 인터넷 기업의 서버 컴퓨터에 저장되고 있다. 이제 갓 5년 된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서버만 해도 4만 개가 넘는다.
사용자는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인터넷 상점의 데이터베이스에 신용카드 번호·주소·전화번호·이메일 주소를 저장해 놓는다. 아마존의 첫 화면은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표시된다. 고객의 구매정보를 바탕으로 취향을 분석함으로써 '좋아할 상품'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패러디 신문 <The Onion>이 잘 풍자했듯, 아마존은 당신 애인의 취향을 당신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위협받는 권리, 국가의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