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을 대표하는 팔달문수원 화성에서 유일하게 끊긴 구간인 팔달문은 예로 부터 남문이란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수원의 주요 번화가 역활을 했었던 장소다.
운민
서울의 남대문(숭례문)과 비슷한 위상을 지닌 팔달문은 흔히 남문이란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다소 쇠퇴했지만 옛날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수원의 중심지라 할 수 있었다. 당시 남문 일대는 수원 근방의 용인시, 안산시, 평택시 등지에서 죄다 몰려와서 지금 수원역에 필적할 만큼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점차 수원역에 밀리게 되었다. 그래도 주위의 시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팔달문은 수원 화성의 여러 유적들 중에서 유일하게 홀로 외롭게 떨어져 있는 섬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화성의 모든 구간이 이어져 있지만 유일하게 끊긴 부분이 팔달문 구역이다. 주변에 들어서 있는 전통시장들로 인해 복원은 먼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수원 화성이 완전체를 갖추기 위해서는 언제까지 팔달문을 이런 상태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몫은 화성 답사의 미완의 여운으로 남겨둔다.
행궁광장에서 머지않은 장소에 수원화성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해 주는 수원화성박물관이 있다. 전시실은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기 직전 수원 화성을 축소해서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미니어처가 정말 볼 만하다.
직접 밟았던 장소를 전체적으로 가늠해보니 화성의 모든 모습이 확실하게 새겨들어온다. 화성 축성실에 먼저 들어가면 수원화성의 축성 과정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면서 세계 유수의 성곽 모형은 물론 모형 전시를 통해 축성 물자의 이동 경로와 재료에 따른 축성 방법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수원 화성 복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던 <화성성역 의궤>를 두 눈으로 직접 보니 꼼꼼하고 세밀한 조선의 기록유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제 반대편인 화성문화실로 가본다. 이 전시실에서는 정조의 행차 행렬과 조선의 군사개혁의 핵심인 장용영에 대해 전시되어 있었다. 다른 전시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지만 장용영 군사들의 무기와 무예, 서북공심돈에서의 가상 전투 장면을 통해 수원화성이 정조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알 것 같다.
도심 속에 훌륭한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면서도 앞으로 화성 일대가 어떻게 변할지 무척 궁금했다. 행궁은 물론이고, 화성 주변으로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해 복원, 발굴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다른 문화유산과 달리 도심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걸어서 주변의 여러 경관까지 돌아볼 수 있는 도시는 흔치 않다. 화성 안에는 게스트 하우스들이 꽤 많다. 한옥으로 된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날 좋은 밤에 달빛과 함께 아름다운 화성 야경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1박 2일간의 수원 화성 답사를 마무리 지으며 내가 알던 것 이상으로 화성의 매력이 풍부하고, 대한민국의 문화적 역량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훌륭한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보존을 유지하면서 활용을 잘할지는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과제다. 수원은 가 볼 만한 장소가 아직 남았으니 좀 더 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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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팟케스트 <여기저기거기>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obs라디오<굿모닝obs>고정출연, 경기별곡 시리즈 3권, 인조이홍콩의 저자입니다.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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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왕이 만든 유일한 시장이 수원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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