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저서 <새로운 나라로>(2013)
文藝春秋
어떤 나라든 그렇지만,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끼리는 서로 간에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법이다. 그러나 그것을 늘 컨트롤 해가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반이 될 경제관계를 단단히 하여, 협력관계를 유지 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은 이전에 말했다.
아베 총리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 즉 한국과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경제관계를 통해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는 어떠한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올해 한국을 강타한 일본발 경제보복이다. 지난 7월 1일을 기점으로, 일본은 '한국의 전략물자관리체계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라는 억지 주장과 함께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규제해오고 있다.
국제무대, WTO에서의 대립도 상존한다. 아베 정권 출범 이후 한·일이 WTO 무대에서 맞부딪힌 것만도 벌써 두 차례. ▲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한국 승소) ▲ 공기압 밸브 관세 분쟁(한국 승소) 모두 아베 총리 집권 기간(두 건 모두 2015년) 발생한 무역분쟁이다. 다행히 두 경우 모두 한국이 승소함으로써 불이익 등을 방지할 근거가 생기긴 했지만 이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불편하다. 이처럼 지난날 아베 총리가 공언했던 한국과의 경제적 우호협력관계는 현재 가장 첨예한 대립이 이루어지고 있는 영역이 되어 있는 것이다.
다음은 한국과의 정치적 교류에 대한 아베 총리의 입장이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서로 간의 다름은 다름으로써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들은 서로 간의 문제를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수뇌가 직접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도 똑같다.
여기서도 이상과 실제의 괴리가 발생한다. "서로 다름은 다름으로써 존중", "직접 만나 대화"라는 부분이 특히 허허롭다. 알다시피 현 국면에서 한일 양국 정상의 회담은 기약이 없다. 눈 감고 귀를 틀어막은 아베 총리의 고집 덕분이다. G20 정상회의에서도 정상회담은 커녕, 문재인 대통령을 '8초 악수'만으로 응대하고 외면했다.
오히려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있는 것은 한국 측이다. 지난 광복절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일본과의 대화를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