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경찰 강경진압을 규탄하며 단식농성중인 노회찬, 심상전 진보신당 상임고문이 농성천막앞을 지나는 '슬럿워크(Slutwalk) 잡년행진 - 벗어라 던져라 잡년이 걷는다'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슬럿워크(Slutwalk)'란 야한 옷차림을 하고 거리에 나서는 시위를 말하며, 캐나다 경찰관의 '성폭행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여성은 매춘부 같은 야한 옷차림을 피해야 한다'는 발언이 전 세계적인 캠페인의 발단이 되었다.
권우성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서 한 달 동안의 단식농성은 여느 정치인들의 '단식 쇼'와는 격과 결이 달랐다. 최소한의 음료수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인내심을 실험하고 함께하는 동지들을 격려하였다.
단식 농성장을 찾아온 시민ㆍ노동자들의 진정어린 격려에 힘을 얻고, 남은 날들을 그들을 위해 헌신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단식농성을 마친 노회찬은 다시 진보진영의 통합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진보진영이 하나로 뭉쳐도 보수와 중도라는 두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실정인데도, 진보세력은 그동안 선거과정과 이념노선을 둘러싸고 사분오열 상태였다. 2011년 1월 20일 진보신당ㆍ민주노동당ㆍ사회당ㆍ민주노총은 국회에서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1차 연석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진보진영의 통합운동을 전개하였다.
곡절이 따랐다. 사회당이 진보대통합에서 이탈하고, 그 대신 유시민 전 사회복지부 장관이 리드하는 국민참여당이 진보통합 논의에 참여했다. 이런 와중에 9월 4일 진보신당은 임시당대회를 열고 진보대통합 논의에서 예상과는 달리 이탈할 것을 결의한다.
노회찬의 리더십에 큰 상처가 되었다. 노회찬은 9월 23일 고심 끝에 진보신당을 탈당한다.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던 당을 떠나는 것이 가슴 아팠으나, 진보진영의 대통합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위한 결단이었다. '윤리적 결단'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