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대표 경선에 단독출마, 새 당 대표로 사실상 결정된 노회찬 상임대표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에 강력한 교두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남소연
노회찬은 선거 참패로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당을 추스르고 재건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였다. 당원들의 여론을 수렴하면서 2009년 3월 1일 용산구민회관에서 열린 정기전당대회에서 현행 공동대표체제를 임기 2년의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과 당 강령 개정, 재보궐선거 예비후보 선출 등이 결의되었다.
이에 따라 3월 23일부터 5일간 당원투표를 실시하고, 그 결과 3월 29일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정기 당대회 2차 대회에서 (심상정은 불출마를 선언) 단독 출마한 노회찬이 당대표로 선출되었다.
노회찬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 아님을 선언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헌법 제1조항은 "대한민국은 동물의 왕국이다."로 이미 수정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헌법 제1조 2항 역시 "대한민국의 주권은 상위 1%에 있고, 모든 권력은 대통령과 그의 형으로부터 나온다"로 수정되었습니다. 호랑이와 사자를 더욱 강하게 키움으로써 사슴과 토끼도 잘살 수 있다는 이명박 정부의 말에 속아 넘어갈 순 없습니다.
호랑이와 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시장과 경쟁 만능주의 노선 앞에 수많은 사슴과 토끼가 희생양이 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동물의 왕국을 인간의 왕국으로" 바꿔놓는 일. 이것이 저의 출마 이유이며 목표이고 노선입니다. (주석 1)
노회찬은 비록 원외의 초라한 정당이지만, 2000년 민주노동당에 참여한 이래 9년여 만에 진보정당의 대표가 되었다. 그만큼 책임이 무거워졌다. 윤난실ㆍ이용길ㆍ정종권ㆍ박김영희가 부대표로 선출되어 진보신당은 새 체제를 갖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