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다스는 누구 것 입니까?"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국회 법사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문무일 검찰총장게 질문하고 있다.
이희훈
노회찬이 살았던 1950년대부터 2010년대의 한국은 '극단의 시대'였다.
전 케임브리지대학 역사학 교수 에릭 홉스봄이 20세기를 '극단의 시대'라고 진단하고 동명의 책을 썼지만, 한국의 상황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6ㆍ25 동족상쟁의 폐허와 냉전, 이승만과 박정희로 이어지는 독재와 반독재투쟁, 전두환ㆍ노태우로 승계되는 군부독재와 민주화운동, 김대중ㆍ노무현의 민주 정부와 독재 잔당의 저항, 이명박ㆍ박근혜의 국정농단과 촛불 저항이 대결하는 구도의 극단적인 모습이었다.
좀 더 소급하면 1945년 8ㆍ15해방과 함께 나타난 통일정부 수립론과 분단정부론, 친일민족반역자 처벌론과 옹호세력, 남북화해 정책과 수구냉전세력, 군사정권 비호 측과 민주정부지지 측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극단의 시대였다. 지역 갈등도 극단적이었다.
해방 70여 년 동안 친일→분단→냉전→독재세력 즉 변통세력이, 독립운동→통일정부→민주화운동의 정통세력을 누르고 장기집권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독립운동가와 민주화 운동가들이 희생당하거나 사회적으로 낙오되고, 친일ㆍ분단ㆍ독재세력이 권력과 부와 명예를 차지했다. 후자들은 친일과 독재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을 기반으로 기득권층이 되고 이를 세습하면서 오늘의 강고한 인적ㆍ물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동안 4ㆍ19혁명→한일굴욕회담반대운동→반유신운동→부마항쟁→광주민주화운동→6월항쟁→촛불혁명 등이 전개되어 민족사의 정통성 회복에 나섰지만, 박정희의 5ㆍ16쿠데타→유신정변→전두환의 5ㆍ17쿠데타→3당 야합→'이명박근혜' 집권 등을 통해 권력을 장악하고 기득권을 유지했다. 김대중ㆍ노무현 10년의 집권 기간이 있었지만, 족벌신문을 핵심으로 하는 수구세력의 반격에 부딪혀 개혁다운 개혁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명박의 부패와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촛불의 위세에 놀란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동조로 국회에서 탄핵이 이루어졌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 박근혜가 권좌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수구 기득권 세력은 온존하고, 촛불혁명의 산물로 태어난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남북화해 정책까지 '김정은의 대변인' 운운하는 시대착오적인 막말까지 퍼부으며 역사를 냉전시대로 되돌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