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도청 녹취록을 인용해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로 기소된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성호
동학ㆍ만민공동회ㆍ갑오개혁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성공했다면 국치는 면했을 것이었다. 해방 후 친일파에 업힌 이승만 아닌 김구ㆍ김규식ㆍ여운형이 집권했다면 우리 현대사는 크게 달랐을 것이었다. 근현대사에서 보수(수구)의 죄업은 너무 깊고 양이 많고 질이 나쁘다.
이같은 '전통'으로 승자가 되어온 보수세력은 4ㆍ19혁명을 계기로 국민의 각성과 미약하나마 진보세력이 등장하면서 위기를 느끼게 되고, 변질을 거듭하면서 타락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보수층을 기반으로 자리 잡은 박정희ㆍ전두환ㆍ노태우의 군부정권은 물리력으로 돌리더라도, 이명박ㆍ박근혜의 반헌법, 부패 타락을 옹호하며 자성은커녕 개혁세력을 좌파로 몰아치는 반이성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세계사는 보수의 바탕에서 진보의 가치에 의해 발전해 왔다. 프랑스혁명기의 사상가 마르퀴 드 콩도르세는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에서 역사발전을 10개의 시대로 분류한다.
① 정태적 부족사회에서 농업과 알파벳의 발견 ② 그리스인들의 재능의 개화와 쇠퇴 ③ 중세의 오랜 퇴보 ④ 창조력의 부활과 르네상스 ⑤ 인쇄술의 발명 ⑥ 과학의 종교로부터 해방 (중략) ⑨ 데카르트에서 프랑스 대혁명에 이르는 폭발적 전설의 정점 ⑩ 합리적 예언에 기초한 인류의 무한한 진보.
콩도르세는 이 책에서 두 종류의 몽매주의(Obscurantism)를 문제로 삼는다.
① 이념적 몽매주의와 ② 현실적 예속 관계로서의 몽매주의가 그것이다. ①의 경우 자신들은 막상 국가정보원의 대공 첩보예산까지 빼돌려 사복을 채우거나 군입대도 (이런저런 핑계로) 하지 않았으면서 입만 열면 국가안보, 좌파척결이다.
②의 경우 자신들의 정치적 종조(宗祖)에 해당하는 박정희가 남로당 군사책임자로서 사형선고까지 받은 사실은 묻어둔 채 다른 사람(집단)의 경우는 과장 날조하여 법망을 씌웠다. 지금도 남북화해 세력을 좌파로 매도한다. 그들에게 '좌파'란 공산주의자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