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성곽길, 반려견은 출입 못해요

[써니's 서울놀이 21] 이채로운 겨울산행, 한양도성 성곽길

등록 2018.02.05 15:32수정 2019.06.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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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내린 겨울산을 더욱 운치있게 해주는 성곽길.
눈내린 겨울산을 더욱 운치있게 해주는 성곽길. 김종성

국토 어디나 산이 많은 나라다보니 서울에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삭풍이 불어오는 겨울산은 잘 안 가게 되지만, 눈이 내린 설산은 이상하게 편안하게 느껴져 찾게 된다. 인왕산과 북악산이 그 가운데 하나로, 특히 이곳엔 한양도성 성곽길이 있어 더욱 운치 있게 거닐 수 있다. 눈 덕택에 동양화로 변모한 겨울산 풍경이 함께 이어진다.

* 한양도성 성곽길 안내 누리집 : seoulcitywall.seoul.go.kr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개성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이전하고 정도전의 지휘 아래 궁궐, 도로, 시장 등 신도시를 건설한 후, 1396년 (태조 5년) 2년여를 들여 한양 둘레에 약 18km의 성곽을 쌓는다. 경복궁 뒤 북악산을 중심으로 인왕산, 남산, 낙산 등 네 개의 산위에 성곽을 둘렀다. 한양도성 성곽길은 이렇게 자손들에게 선사해주는 우리 조상의 선물 같은 곳이지 싶다.

 성곽길을 운치있게 해주는 소나무.
성곽길을 운치있게 해주는 소나무. 김종성

 성문 주위에 울창하게 들어선 소나무숲.
성문 주위에 울창하게 들어선 소나무숲. 김종성

한양도성 성곽길은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놀라움을 전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다. 특히 겨울엔 한 폭의 수묵화로 변신해 더욱 좋다. 겨울산의 운치를 감상하며 성곽을 걷다보면 창의문, 숙정문 등 고풍스런 옛 성문을 만난다. 조선시대에 지은 오래된 성문은 겨울산을 걷는 여행자에게 좋은 쉼터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군사용으로 지은 성문이다 보니 주변 전망이 참 좋다. 더불어 성문 주변으로 심어놓은 울창한 소나무들로 겨울산을 더욱 풍성하고 운치 있게 해준다. 눈 덮인 성곽길과 성문풍경은 운치 있고 근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건축물에도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한 조상들의 미학이 눈 내린 겨울날 더욱 확연해졌다.

 성곽길에서 보이는 그림 같은 북악산.
성곽길에서 보이는 그림 같은 북악산.김종성

 큰 기암괴석이 많아 산세가 멋진 인왕산.
큰 기암괴석이 많아 산세가 멋진 인왕산. 김종성

숙정문에선 북악산이 가까이 보이고, 창의문에 들어서면 인왕산이 코앞이다. 모두 성곽길로 이어져 있다. 북악산의 옛 이름은 '백악(白岳)'이다. 인왕산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산이라 해서 서봉(西峯) 또는 서산(西山)으로 불렸다.

세종 때 처음 인왕산이란 이름을 지었는데, 인왕(仁王)은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신(金剛神)의 다른 이름이다. 조선왕실을 수호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유교를 나라의 근본으로 삼고 '숭유억불' 정책을 펼친 조선이지만 오래 믿어온 종교에 의지하고픈 마음은 어쩔 수 없없나보다.


같은 화강암 돌산에 비슷한 높이의 산이지만 눈덮힌 풍경은 사뭇 다르다. 선바위, 범바위, 장군바위 등 커다란 기암괴석이 많은 인왕산이 더 멋지다. 그래서 조선 후기 영조 임금의 총애를 받았던 화가 겸재 정선도 <인왕제색도>(仁旺霽色圖)를 그렸나보다.

 중간중간에 전망좋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좋은 한양도성 성곽길.
중간중간에 전망좋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좋은 한양도성 성곽길. 김종성

 겨울산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성곽길.
겨울산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성곽길. 김종성

 눈 내린 겨울산을 찾는 이유.
눈 내린 겨울산을 찾는 이유. 김종성

태조 이성계의 왕사(王師)였던 무학대사도 인왕산의 겨울 풍경에 반했나보다. 이성계가 한양 땅에 경복궁을 지을 때 인왕산 자락에 궁궐을 짓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악산 자락에 궁궐을 짓자고 주장한 정도전의 뜻대로 되었다. 정도전은 후일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에게 비참한 죽임을 당하고 말았으니 인생사 참으로 모를 일이다 .


도심과 가깝다보니 어느 시민은 반려견과 함께 한양도성 성곽길에 왔다가 그냥 돌아가야 했다. 성곽길은 겨울에도 험하지 않은 길이지만 반려견은 출입이 안 된다. 청와대가 가까이 있어선지 성곽길 통행은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지난 1월에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송고했습니다.
#한양도성성곽길 #인왕산 #북악산 #숙정문 #창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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