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허에서 발굴된 갑골문자
이상옥
중국문자박물관이 이곳에 건립된 것은 1921년 하남성 양사오문화의 유적지에서 발굴된 도자기에 새겨진 다양한 기호가 최초의 중국문자로 인정된 것과 아울러 은나라(상나라) 유적지인 안양의 은허에서도 최초의 갑골문자가 대량 발굴되었기 때문이다.
양 박물관에는 갑골문자를 비롯하여 도기, 청동기, 옥기 등이 즐비하여 고대사회의 정교한 문화 수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하지만 정작 은허박물관에서 눈길은 끈 것은 병사 두개골과 차마갱이었다. 병사 두개골은 예리한 청동화살촉에 맞은 흔적과 검에 찔린 자국이 선명했다. BC 1천년 전에도 청동검, 총동화살촉으로 무장하여 잔혹하게 싸웠다고 생각하니, 정말 인류는 역사는 전쟁과 다툼의 역사였다는 것을 몸서리치며 확인했다.
고대사회의 잔혹사차마갱에서는 고대 최초의 국가의 하나인 상나라 때의 노예제도와 순장제도를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유력자가 죽으면 그 주변에 함께 살았던 사람과 말 등 동물들을 함께 순장시킨 것이다. 심지어 제사를 지낼 때 인두제사, 즉 산 사람의 목을 베어 동으로 만든 그릇에 넣고 삶아서 제물로 삼기도 했다니...
기원전 고대사회의 다수 지역에서 행해진 제도로, 고구려와 신라 때도 순장풍습이 있었다. 아직 인륜이라는 개념이 확립되기 전이라 지금의 시각으로 함부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순장제도나 인두제사 풍습은 고대사회의 잔혹사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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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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