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항산을 뚫고 흐르는 홍기거의 수로, 당시 건설현장에 투입된 사람의 동상이 수로를 응시하고 있다.
이상옥
1960년부터 69년까지 하남성 안양시 현급 임주시(林州市)의 태항산(太行山) 산간지역에 1500㎞의 인공 관개수로를 건설했는데, 그 이름이 인조천하라는 별칭을 가진 홍기거(红旗渠)이다. 홍기거(紅旗渠)는 붉은 깃발을 내걸고 만든 수로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임주에 사는 주민들은 예전부터 물 부족에 시달려 와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원지대 섬서성과 산서성에서 하북성을 거쳐 흐르는 황하 물줄기 일부를 하남성으로 끌어 들이기 위한 대역사를 시작했다.
동물들은 자연을 그냥 그대로 이용하지만, 인간은 때로 환경파괴라는 불명예를 안으면서도 자연을 인간의 편의대로 정복해 왔다. 오늘날 그 폐해가 곳곳에서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것이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한 잣대가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홍기거는 전국에서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10년간 간단한 연장만을 갖고, 순전히 인력으로 1250개의 산과 152개 봉우리를 깎고 다듬고 뚫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공사 중에 숨진 사람만 80여명이라고 한다. 홍기거는 세계에서 가장 긴 산간지역 관계수로인바, 이게 순수 인력으로 만들어졌다니, 인간정신의 위대한 승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