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을 수리하다 사고로 숨진 김아무개군의 영결식이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려 김군의 영정과 운구가 장례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유가족들은 사고의 책임을 고인에게 떠넘긴 서울메트로에 큰 상처를 받았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소극적인 태도도 유가족들을 실망시켰다.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죽은 후, 먹을 것을 입에 가져다 대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과 서울메트로의 사과를 이끌어낸 것은 시민들의 추모 열기 때문이었다. 고인의 이모는 언젠가 권영국 변호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시민들이 조카의 죽음에 공분하고 힘을 모아주지 않았다면, 조카가 누명을 뒤집어썼을 것이다. 그게 두려웠다. 같이 슬퍼해준 시민들이 참 고맙다."
실제 사고 발생 첫날, 서울메트로는 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김씨가 '점검하러 왔다'고 말하고 역무실을 나섰다. 작업일지도 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는 시민들의 추모 분위기를 방해해, 유가족의 상처를 깊게 만들었다(관련기사 :
추모 쪽지 떼어지는 사고 현장 "박원순 시장님 꼭 와주세요"). 사고 이후 김씨가 목숨을 잃은 구의역 승강장에 시민들이 추모메시지를 붙이고 국화를 놓았다. 하지만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운행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국화와 추모메시지를 치웠다.
사고가 일어난 지 사흘째였던 지난달 30일 고인의 작은 아버지가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미안해! 너무 힘들었지? 이제 편히 잠들어. 나중에 우리 다시 만나자!'라는 추모메시지를 붙였다. 서울메트로 쪽은 곧 이를 떼어냈다.
결국 김군의 어머니가 31일 아들이 죽은 구의역에서 눈물의 호소문을 읽어야 했다(관련기사 :
"산산조각 난 아이에게 죄 뒤집어 씌웠다"). 유가족의 호소로 여론이 뒤집히자, 서울메트로는 그제야 사과문을 냈다. 유가족이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발인이 이뤄진 것은 사고 발생 12일만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