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이 영남권 신공항이 기존 김해국제공항 확장으로 결론나자 유감을 표시하는 기자회견을 지난 21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고 있다.
정민규
입지 발표 한 시간 뒤 서 시장이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엽니다. 서 시장은 "360만 부산시민을 무시한 처사"라면서 분노했죠. 그런데 사실 기자들의 관심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가 정말 시장직에서 물러날까라는 거였죠. 당연히 질문이 나왔습니다. 서 시장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정부의 용역 결과를 구체적으로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세밀히 분석한 이후에 제 입장을 정리하겠습니다."그러면서 서 시장은 다른 안을 제시합니다. 이날 서 시장은 "부산시는 시민들에게 약속한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 제2 허브공항으로 가덕 신공항을 만들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자(민간투자) 공항을 염두에 둔다고 덧붙였죠.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왜 부산시는 자신있게 "그럼 우리 예산으로 짓겠다"는 말을 못할까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밝힌 걸 보면 가덕도에 활주로 1개짜리 공항을 만들려면 약 7조7000억 원, 활주로 2개인 공항을 짓기 위해서는 10조6000억 원의 돈이 들어갑니다.
부산시 한 해 예산이 10조 원 정도니까 다른 거 하지 않고 한 해 예산을 모두 쏟아 부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서 시장은 돈이 감당 안 되니 민간에서 이 돈을 끌어오겠다는 생각인 거죠.
일단 법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은 공항도 민간의 투자를 받아 건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토교통부에 확인해본 결과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15개 공항 중 민자로 지어진 공항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물론 외국에는 사례가 있습니다.
"투자하려는 민간사업자 거의 없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