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좋은 개 한마리. 평화로운 맥그로드 간지에서는 개 팔자도 평화롭다.
Dustin Burnett
1959년 고국의 땅을 잃은 티베트
인도를 떠날 때가 됐나 보다. 맥그로드 간지가 좋은 이유가 인도답지 않은 분위기 때문이라니. 이곳은 음식도, 언어도, 문화도 모두 티베트다. 맥그로드 간지 인구 대부분이 티베트인이다. 1949년 중국공산당 정부가 수립된 후, 1950년 중국은 티베트를 시짱(西藏) 자치구로 강제 편입하였다. 이어 1959년,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총에 대한 중국의 암살음모가 드러났고,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인들은 고국 땅을 떠난다. 티베트 정부는 인도 정부의 허가를 받고 인도 서북쪽 히말라야의 끝자락, 맥그로드 간지에 망명정부를 세운다.
망명정부가 수립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상황은 여전하다. 1959년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 이곳으로 온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 난민들은 몇 십 년째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맥그로드 간지에서 태어난 티베트 청년들은 티베트 국민이지만, 티베트 땅을 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를 존경해요. 세계적인 지도자로서의 명성이 있잖아요. 달라이 라마의 말에는 힘이 있어요. 아직 티베트의 독립을 불러오진 못했지만.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14대 달라이 라마가 살아 있는 한."티베트 독립을 돕는 NGO 카페에서 만난 쿤 역시 맥그로드 간지에서 태어난 티베트 난민 2세다. 델리에서 대학을 마치고 돌아와 이곳에서 NGO를 운영하고 있다. 쿤의 형은 미국에서 망명 활동 중이다. 회사 근처에 있던 서울 티베트 식당 주인 민수씨가 생각났다. 한국인과 결혼한 민수씨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티베트 독립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고향인 티베트로 돌아갈 수 없는 티베트인들이 인도에서, 미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티베트 독립을 기원한다.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