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3일 국내에 공개한 갤럭시S6(오른쪽)과 아이폰6
김시연
삼성전자가 23일 갤럭시S6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처음 선보였습니다. 다음달 10일 공식 출시까진 보름 넘게 남았지만 대대적인 체험 행사로 기선을 잡자는 의도일 텐데요. 이달 초 '모바일 월드 콩그래스(MWC2015)' 호평에서 나온 자신감인 듯합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지 못한 저도 실물은 처음 봤는데요. 사진이나 영상보다 아이폰6와 더 닮아 보였습니다. 공교롭게 이날 아침 광화문에 있는 한 이동통신사 매장에선 갤럭시S6와 아이폰6를 나란히 전시했는데요. 한두 발 떨어져 보니 두 제품을 구분하기 쉽지 않더군요.
갤럭시와 아이폰 DNA 섞은 갤럭시S6짙은 회색과 실버로 만든 금속 테두리부터 이어폰 단자와 스피커 위치, 두 개로 분리된 볼륨 버튼까지 아이폰6를 빼닮았습니다. 액정화면 덮개가 살짝 돌출된 것도 비슷했고 강화유리를 사용한 뒤태도 아이폰4나 소니 엑스페리아Z 시리즈를 연상시켰습니다. 테두리 곡면 각도까지 비슷해 납작한 홈 버튼과 삼성 마크만 아니었다면 아이폰6로 착각했을 겁니다.
삼성은 지난해 4월 출시한 갤럭시S5 때문에 쓴 맛을 봤습니다.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디자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죠. 결국 삼성 모바일 디자인 최고책임자가 교체될 정도였으니까요. 그 사이 애플은 4인치였던 아이폰 크기를 4.7인치와 5.5인치로 키워 갤럭시노트가 장악한 대화면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당하면서 배우는 걸까요? 이번엔 삼성이 갤럭시S6 곳곳에 애플의 디자인 DNA를 심었습니다. 실제 전작인 갤럭시S5와 비교해보면 액정화면, 운영체제, 카메라 등 기본 하드웨어 구성만 비슷할 뿐 금속 케이스와 내장식 배터리, 지문인식방식, 대용량 저장장치 등 외형과 사용성 측면에선 아이폰6에서 가져온 게 더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