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과 쿼드바이크. 사막의 끝은 곧바로 바다로 이어져 있었다.
조수영
첫번째 모래언덕이 나타났다. 미리부터 가속을 하고 '오르막에선 몸을 최대한 앞으로'라는 코치의 말을 되새기며 언덕을 향해 출발했다. 쉽게 언덕이 올랐다. 다음은 내려갈 차례다. 내리막에선 무게중심을 뒤쪽으로 옮겨 속도를 줄여야 바이크가 넘어지지 않는다.
경사가 있는 언덕을 오르다 옆으로 휙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차체가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게중심이 중요한데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곳을 지날 때에는 몸을 왼쪽으로, 왼쪽으로 기울어진 곳을 지날 때에는 반대로 몸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성공! 무게중심이 낮고, 차체의 폭이 넓어서인지 몸으로 느끼는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았다. 몇 개의 모래언덕을 더 넘고 나니 '어, 이거 되는데, 이 쯤이야'라는 건방진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산길과 달리 모래바닥은 굴러도 다칠 일이 없지 않은가.
다음 언덕부터는 내리막에서도 몸을 앞으로 숙였더니 내려오는 속도가 빨라졌다. 속력이 빨라질수록 정상을 넘어서는 순간 몸이 붕 뜨는 스릴감도 느껴진다.
경사가 심한 경우에는 미리부터 가속하여 중간에 멈추지 않고 한 번에 올라가야 한다. 한번 멈추게 되면 다시 동력을 가한다 해도 바퀴가 헛돌았다. 경사가 심한 경우에는 브레이크를 밟고 있어도 바퀴가 미끄러지면서 차체가 뒤로 밀렸다.
이 모래를 퍼다가 집을 짓는다면?바이크팀은 스와코문드의 남쪽 사막을 30㎞로 이동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모래언덕이다.
문득 사막의 모래를 퍼다가 건축에 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에 필요한 모래를 얻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강이나 바다의 바닥모래를 긁어낸다고 한다. 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는 염분을 없애기 위해 세척까지 해야 한다.
힘이 들 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파괴된다. 사막의 그 흔한 모래를 가져가면 사막의 입장에서는 일반 땅의 면적이 넓어지는 셈이니 일거양득이다.
무심히 들으면 그럴 법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한다. 보통 콘크리트를 만들 때 사용하는 모래는 0.08㎜ 정도의 굵은 모래다. 흩날릴 정도로 입자가 작은 사막의 모래로 콘크리트를 만들면 마치 찰흙으로 만들어놓은 것처럼 갈라지고 부서지기 때문에 건축에 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