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
조수영
운전석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앞만 보고 있으니 지평선과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만 계속된다. 같은 화면을 계속 되돌려 보기를 계속하는 것 같다. 가끔씩 나타나는 사막여우와 스프링복, 타조를 사진에 담고 싶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는 녀석들은 좀처럼 거리를 좁혀주지 않는다.
지상에서 가장 큰 새, 타조는 새 답지 못하게 날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예전에 타조가 살던 곳에 천적이 없어 '날아다닐 일'이 없어져 날개가 퇴화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새로운 천적이 나타나서 다시 날고 싶었지만 몸이 무거워져서 날 수가 없었다. 대신 굵은 다리의 달리기 기능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타조는 시속 70km, 얼룩말과 비슷한 속도로 달릴 수 있다.
타조는 큰 덩치에 비해 겁이 많고 소심하다. 키도 크지만 시력도 좋아서 멀리 있는 적의 모습을 보고도 재빠르게 피할 수 있다. 게다가 뒤에서 나는 소리도 잘 들을 수 있도록 귀가 뒤통수 쪽에 있다.
그러나 성격 예민한 타조도 먹는 것만큼은 마구잡이다. 풀이나 과일, 곤충을 먹고사는데 어떨 때는 금속까지 먹어치운다고 한다. 특히 반짝이는 것을 좋아해서 시계나 병뚜껑 따위를 즐겨(?) 먹는다. 그러나 놀랍게도 날카로운 모서리가 없는 한 타조에게 거의 해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타조는 사막에서 불필요한 수분의 손실을 막기 위해 매우 건조한 변을 배설하는데 이때 윤활제를 분비하기 때문이다. 딱딱한 시계도 윤활제 덕분에 다음날이면 찾을 수 있다.
더러운 이야기가 길어지는 듯한데, 새들은 주로 공중을 날면서 배설을 하는데 한꺼번에 즉 소변과 대변이 같이 나온다. 대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조는 따로 배설하는 몇 안 되는 새 중에 하나이다. 타조는 새이지만 땅 위에 살면서 대장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목마른 원숭이가 우물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