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이 자르고 난 뒤 잘 정리된 길의 모습이다. 어르신 말씀대로 ‘제대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다정판수
우린 '한 사람의 뛰어난 천재가, 한 사람의 유능한 정치인이, 한 사람의 의지 굳은 혁명가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건 분명히 옳은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이의 이야기를 듣고 보았다.
그런데 난 오늘 평범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 사람의 행동이 마을을 바꾸는 걸 보았다. 올해 일흔이신 한 시골 어른의 작은(?) 선행이 주변 사람들을 이끌어 내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일을 깨우쳐 좀 더 나은 마을로 만드는 걸.
가만 보면 어른은 나보다 학교 교육도 덜 받았고, 나보다 생활도 여유롭지 않고, 나보다 젊지도 않지만 분명 나보다 훨씬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을 가졌다. 산음댁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도움을 청하면 당신 일을 뒤로 미루고 달려오신다. 그래서 내가 쓰는 달내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한다.
그동안 난 솔직히 큰 사람, 큰 일, 큰 결과가 아니면 관심이 없었다. 적어도 누구나 그 이름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사람이 아니면 관심이 없었고, '몇 년 만에 가장'이나 '역사적'이란 말이 붙지 않은 뉴스는 그냥 흘려버렸다. 사람들마다 탄성을 지르는 업적을 거론할 때만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 마을에 이사 온 뒤 아주 자잘한, 그냥 지나쳐버려도 좋을 일들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다 두 분 덕이다. 두 분은 내가 읽은 어떤 책의 주인공들보다 더 많은 가르침을 준다. 책에서 만난 위인들은 그 나름의 가르침을 주지만, 곁에서 직접 '더불어 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그 가르침에 비할 수 없다. 두 분은 바로 나의 참 스승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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