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면 씨앗이 맺힙니다. 씨앗도 아주 작지요.김민수
관심을 갖게 되면 더 깊이, 많이 보게 됩니다. 관심없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지요. 피막이가 수술이 몇 개고, 꽃잎은 몇개고, 색깔은 어떻고, 열매는 어찌 생겼고, 꽃이 피는 시기는 언제고, 어떤 곳에서 잘 퍼지는지 알 수 있답니다. 물론 그것을 알지 못해도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살아간다는 것이지요. 그들을 앎으로 인해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남이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을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삶을 더 깊이있게 하고, 넓어지게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더 깊이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엎드리기도 해야 합니다. 그냥 서서는 그 작은 꽃들을 볼 수 없듯이 작은 자들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들과 같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그들을 바라봐야만 그들의 아픔이며 희망이 제대로 보인다는 것이지요.
들꽃과 눈높이를 맞추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과 눈높이를 맞추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들꽃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눈높이가 있듯이 작은 자들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눈높이도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