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하면서도 은은한 맛을 간직하고 있고 시원스러운 모양새를 간직하고 있다.김민수
토란에는 '멜라토닌' 성분이 많아서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독성도 있어서 덜 삶아서 먹으면 아리고, 줄기도 삶아서 한참을 물에 담가놓지 않으면 역시 그렇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미운 시누이가 오면 덜 삶은 토란줄기로 반찬을 해서 내놓기도 했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토란은 싹이 늦게 트는 식물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늘 싹을 틔운 후에 심습니다. 그래도 이파리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이 걸리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일단 이파리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오랜 시간 기다렸다고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모릅니다.
아마도 비오는 날, 토란잎에 송글송글 맺힌 물방울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때론 비가 오지 않아도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이 신기해서 토란잎을 이용한 물방울 놀이를 해 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제 이런 추억을 가지고 있던 것들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중국산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추석이면 그야말로 백옥처럼 하얀 메추리알을 닮은 표백제 투성이의 토란을 먹고 있습니다. 하나, 둘, 우리들의 어린시절 추억이 담겨 있는 것들이 우리 곁을 떠날 때 우리의 삶도 그만큼 척박해진 것 같습니다.
토란, 그 신비한 꽃을 보았으니 상서로운 일이 생길까요?
덧붙이는 글 | 고모님은 어미토란을 늘 '되제기'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국어사전에도 '되제기'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지방 방언인지도 모르겠으나 제 기억에는 '되제기'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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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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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에 알을 낳는 식물은 어떤 꽃을 피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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