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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 바다 기름유출사고가 오는 7일부로 사고 발생 2년을 맞는 가운데 충남 태안지역 주민들이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현장을 찾아 기름피해 극복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기름 걱정 태안 앞 바다 기름유출사고가 오는 7일부로 사고 발생 2년을 맞는 가운데 충남 태안지역 주민들이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현장을 찾아 기름피해 극복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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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7일은 태안 앞 바다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태안군 만리포 앞 북서방 6마일 해상에서 일어난 이 사고는 삼성중공업(주) 소유 예인선이 홍콩선적 유조선과 충돌하면서 원유 1만2547㎘의 유출돼 태안군 전 해역을 검은 바다로 물들인 최악의 기름유출사고이다.

그러나 사고 발생 2년이 지났지만 기름 직격타를 맞은 태안은 아직도 피해보상, 생태계 회복, 주민 건강 등 다양한 현안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끝나지 않는 기름악몽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이하 피대위)가 지난달 19일부터 양일간 앞서 발생한 기름피해지역인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현장을 방문해 관계자와 간담회 및 워크샵 등을 갖고 기름피해의 효과적인 극복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19일부터 양일간 태안유류피해대책위원회가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 현장을 방문해 패널들과 기름피해 극복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 여수 씨프린스호 패널 지난달 19일부터 양일간 태안유류피해대책위원회가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 현장을 방문해 패널들과 기름피해 극복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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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피해 극복 방안을 논의하다.
지난 19일 여수시에 위치한 잠수기수협에서 열린 씨프린스호 사고 관계자와의 토론회에는 고효주 여수시의원, 윤봉균 GS칼텍스 사회공헌팀 차장, 박홍윤 여수 소리도 이장, 강흥순 여수환경운동연합 교육국장, 박영호 여수시청 어작복원팀 계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기름유출사고 이후 문제점과 향후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생태계가 회복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리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피해주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갖가지 현안사항으로 인해 피해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초래돼 공동체붕괴 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커 피해주민들의 화합과 이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와 사고 가해자, 피해 주민 등이 지역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 사업을 발굴해야만 기름유출사고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름피해 여전, 기름피해극복 위해선 주민들 스스로 나서야"

토론회에서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 당시 소리도 지역에서 어촌계장을 맡았던 박홍윤 소리도 이장은 "여수 씨프린스 호 사고는 소리도 지역에 한해 피해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사고 가해자, 주민들의 안일한 태도로 인해 피해보상과 생태계 복원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피해주민 스스로 피해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만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박 이장은 "사고 초반 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나 피해주민들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대책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피해보상 청구에 있어서도 피해 책정 방식도 미숙해 간접피해 청구 누락, 피해보상 청구서 미비 등으로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며 "이와 같은 과정에서 피해보상 청구를 놓고 수협과 갈등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제작업을 위해 살포한 유화제도 생태계를 위협하는 제 2의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유화제가 살포된 해역에서 백화현상이 나타나고 어족자원도 고갈돼 사고 발생 5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유화제로 닦은 바위는 아직도 그 어떤 종패도 붙지 않는 하얀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부, 권역별 방제능력 키워야 한다"

이어진 토론발표에서 강흥순 여수환경운동연합 교육국장은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가 발생한지 10년 이상이 지났지만 정부의 방제능력은 발전하지 못하고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정부는 권역별 방제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국장은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에도 정부가 보유한 방재선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않았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권역별 방제훈련을 실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피해주민들이 너무 피해보상에 집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 피해보상에 있어서 피해주민들이 할 일이 없다. 여수의 경우도 총 피해보상금 중 대부분이 방재비용이었으며 나머지는 가두리 양식 등 피해입증이 비교적 쉬운 건에 대한 보상만이 이루어졌다."고 쓴소리를 했다.

덧붙여 그는 "소리도 주민의 경우도 한 가구당 피해보상금이 100만원정도 밖에 지급되지 않았던 경험을 비춰볼 때 오히려 환경복원이 시급히 이뤄지는 것이 주민들의 소득과도 연계돼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 사회공헌팀 구성해 지원

이날 토론회에는 GS칼텍스 사회공헌팀이 참석해 사고 이후 피해지역에 펼친 지원 사업에 대한 브리핑 시간도 마련됐다.

GS칼텍스 윤봉균 차장은 "여수 씨프린스 사고가 발생하고 수년이 지나서야 사회공헌팀이 구성돼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며 "도의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숙원사업과 환경복구사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차장은 "여수 지역 중 도서 지역과 농촌 지역에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원어민 교사 지원, 문화예술 인프라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매해 100억원의 기금을 출현해 피해지역 지원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외에도 어민자녀들에게 매년 3억원의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고 객토사업과 수산자원보호를 위한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및 가해자 기업, 지속적인 지원 사업 펼쳐야 한다"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 당시 여수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하며 피해지역에 대한 정부와 가해자 기업의 책임을 촉구했던 고효주 여수시의원은 "정부와 가해자 기업이 기름피해지역인 태안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환경사업과 더불어 지역 경제활성화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시의원 "정부와 가해자 기업 등은 피해조사와 소송이 진행중이란 핑계로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지만 실상 앞선 사건이 종결되는 시기가 되면 지원사업도 끊이게 된다"며 "피해주민들의 스스로 정당한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사건이 종결되기 이전에 정부와 가해자 기업 등으로부터 지원 사원에 대한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대기업을 상대로 피해주민들이 법적 대응에서 승소하기란 어렵다"며 "끊임없이 투쟁하여 정부와 가해 기업 등으로부터 장기적인 지원 사업에 대한 이행 협약을 체결해야만 기름사고로 인한 피해를 원활히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갈등이 공동체붕괴, 화합이 우선"

토론회 이후 개최된 자체 워크샵에서 최현범 전 여수시의원은 "보상금 지급 시기가 다가오면 지역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주민들이 화합해야만 정부와 가해자 기업 등과도 원활히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이 시민단체와 결합하여 역할을 분담해 대정부 투쟁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피해규모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두가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고 다 함께 피해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전 의원은 "정부와 대기업을 상대로 투쟁하기 위해서는 피해주민들은 주변에 대한 포용력을 키우고 정당한 피해보상을 주장하기 위한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며 "태안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지역으로 만약 피해주민들의 노력으로 유류피해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절망에서 희망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튿날 여수시 소리도 사고 현장을 찾은 태안군피해대책위연합회 김진권 위원장은 "직접 사고 현장을 방문해 보니 비록 여수시는 태안군과 비교할 때 섬 주변만 피해를 입어 피해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사고 후 겪은 관계자들을 경험을 듣다보니 비슷한 경험이 겪었던 부분이 많았다"며 "이틀간 얻은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기초로 아직도 기름피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지역주민들을 위해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 기름피해지역주민들이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현장을 방문해 기름피해극복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여수시 찾은 태안주민 태안 기름피해지역주민들이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현장을 방문해 기름피해극복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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