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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6일 밤 9시 10분]

피랍가족비상대책위, 27일 사무실 분당으로 옮겨


뚜렷하게 진전된 석방협상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는 피랍가족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은 언론 보도에 귀를 기울이며 침묵에 빠져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형제와 자매, 아들과 딸이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피랍자 가족들은 너나없이 초췌한 얼굴이었다. 26일 오전에 사무실로 들어간 아침식사용 죽도 거의 먹지 않은 그들은 밤 9시가 넘은 현재까지도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

충격과 우려 속에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가족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후 4시 20분 발표된 호소문을 통해 “애타는 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려 피랍자들이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게 해 달라”는 눈물어린 부탁을 정부와 탈레반측에 전한 피랍자비상대책위원회. 그들의 간절한 바람은 아직까지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마련됐던 피랍가족비상대책위 사무실이 27일 오전 10시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로 옮겨진다. 한민족복지재단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사무실 이전의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피랍가족비상대책위는 “교회라는 단어가 탈레반을 자극할 수도 있으니, 추후 분당 샘물교회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말고 ‘분당 정자동 분당타운 지하 1층 피랍가족비상대책위원회’라 써 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3신 : 26일 오후 5시 10분]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 호소문 발표


▲ 배형규 목사가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알려진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여있던 피랍자 가족들이 울먹이며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서 가족들의 무사귀환을 빌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은 오후 4시 20분경 노무현 대통령과 외교통상부 장관, 아프가니스탄 대사,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을 향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피랍가족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발표된 호소문에서 이들은 "한국 정부와 아프가니스탄 관계자들의 협상 노력에 감사하고 있다"면서도 "가족들의 불안과 공포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져만 가고 있다"고 애타는 심정을 전했다.

가족들은 또 "배형규 목사의 주검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배 목사의 가족은 큰 충격에 빠졌"고, 비단 배 목사의 일가친척만이 아니라 피랍자 가족들 대부분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노력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배 목사의 죽음으로 가족들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고 현재의 절박한 상황을 털어놓은 이들은 "피랍자들은 봉사를 위해 그곳을 찾았다. 그곳의 아픈 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고통을 함께 했다"는 말로 '아프가니스탄행의 순수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들은 가족들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을 향해서도 "우리들의 아픔을 생각하고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가족들의 마음은 국가와 인종, 종교를 초월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호소문 발표 후 피랍자 이선형씨 어머니 김경자씨는 "마음이 떨려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의 협상이 잘 진행돼 어서 빨리 우리 아이가 부모 품에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피랍자 이연경씨 어머니 김은주씨 역시 "연경이는 봉사단의 막내였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고아원이나 유아원에 봉사활동을 다녔다. 이제는 취업 때문에 올해 마지막 봉사를 나간다고 했는데 변을 당했다. 겁이 많은 아이인데…"라며 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피랍자 가족인 제미숙씨도 "1남4녀중 막내인 창희가 잘못된다면 어머니가 걱정이다. 월급을 받으면 쌀을 사서 차에 싣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던 천사 같은 동생이었는데… 돌아오면 잘해주고 싶다"며 서러운 마음에 말끝을 흐렸다.


[2신 : 26일 오후 2시 55분]

가족들 "외교부 정식 발표 때까지 공식입장 밝히지 않겠다"


▲ 26일 오전 배형규 목사의 피살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을 찾은 피랍자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가족대기실을 나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피랍된 한국인 인질 22명에 관한 외신 보도가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피랍된 이들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쓰는 표정이다.

피랍된 22명 중 8명이 석방 도중 다시 억류됐다는 소식과 함께 남은 14명의 생명도 위협받고 있다는 등 외신들의 비관적 보도가 이어지자 차성민 피랍 가족대표는 26일 오후 짧은 기자 브리핑을 열어 "시시각각 많은 외신 보도가 있지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 대표를 비롯한 20여명의 가족들은 현재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회장실에 머물고 있다.

차 대표는 "더 이상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우리들이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정부를 믿고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배형규 목사가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26일 오후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서 피랍자 가족대표 차성민씨가 초췌한 얼굴로 심경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그는 "가족들도 안정을 되찾고 서로 위로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외신 보도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어떤 사안이든 확인을 해주는 대로 다시 한 번 (피랍자 가족들의)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차 대표는 이날 오전 외교부 관계자의 방문에 대해 "어제(25일) 일어난 일의 정황을 설명했다, 아직 협상 테이블이 진행중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또한 "가족들이 중심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수척해진 모습의 차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을 더 이상 받지 않고 5분도 되지 않아 브리핑을 마치고 회장실 안으로 사라졌다.

지난 23일부터 한민족복지재단에 머무르고 있는 가족들은 "외교부의 정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며 언론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1신 : 26일 오전 11시 25분]

25일 밤 아프가니스탄 봉사단체에 동행한 배형규(42) 목사가 피살된 것으로 알려지자 피랍자들의 가족들은 26일 아침 무거운 분위기로 아침을 맞았다.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인 20여명의 가족들은 오전 9시께부터 회장실 밖으로 한두명씩 모습을 드러냈다. 초췌한 모습의 가족들은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체 함구했다.

이들은 현재 기자들의 출입을 막은 회장실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들은 회장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기자들에게 "가족들의 안정을 위해 과도한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재단 직원들이 가족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포장된 죽을 종이 가방 10여 개에 나눠 담아 회장실 안으로 갖고 들어갔다. 식사를 전달하고 나온 재단 관계자는 "가족들 중 기도를 하거나 대부분이 쉬고 있다"고 전했다.

▲ 피랍자 가족들은 초조와 긴장 속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면서 협상 시한을 맞았지만 정부의 공식발표가 있을 때까진 입장 발표 등 엇갈리는 외신보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그 뒤부터 백도웅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명예회장(목사), 홍창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일치위원회 총무 등 종교단체 관계자들이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했다.

백 명예회장은 회장실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종교갈등 때문에 가족들의 아픔이 커질 것 같아 위로차 왔다"고 밝혔다.

백 명예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무슨 말을 (가족들에게) 할 수 있겠느냐"고 비통한 심정을 대신했다. 이어 "오늘(26일) 종교계 관계자들이 가족들을 많이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30여분간 가족들을 만나고 나온 홍창진 총무는 "사망한 배 목사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며 "심각한 사태 앞에 가족들이 많이 불안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종교계 인사들의 기도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은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홍 총무는 "한국 교황대사로서 로마 바티칸에 주교의 기도나 메시지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기를 빈다"고 말했다.

종교인들의 방문에 이어 이날 오전 11시 15분에는 아랍 언론인 <알자지라> 취재팀이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사무실을 방문, 피랍가족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 배형규 목사가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알려진 26일 오전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서 피랍가 가족들 인터뷰취재를 한 알자지라방송 취재진이 국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빠져나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태그:#배형규, #피랍, #한민족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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