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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충남 예산군 덕산고등학교 강당에서는 ‘동북아 평화 청소년 국제 교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 29일 충남 예산군 덕산고등학교 강당에서는 ‘동북아 평화 청소년 국제 교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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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국·몽골의 동북아시아 3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수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윤봉길 의사의 4.29 상해 의거 92주년인 지난 29일 충남 예산군 덕산고등학교 강당에서 '동북아 평화 청소년 국제 교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일본 에히메대학교 와다 토시히로 교수, 이태복 중국 흑룡강대학교 교수, 바트치멕 치메도소르 몽골 시티대학교 한국어 교수 등이 참여했다.

행사에선 청중석에 앉아 있던 덕산고와 홍주고(홍성군) 학생들이 이들 교수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덕산고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에히메대 와다 토시히로 교수에게 "2차 세계 대전 참전국인 독일은 전쟁 범죄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는데, 일본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와다 교수는 "학자로서 대답을 하고 싶다. 2차 세계 대전은 동서의 대립이었다. (전후)독일은 나치의 파시즘을 스스로 자각해 반성해 왔다. 하지만 일본은 패전 직후 미국이 점령했다"라며 "곧바로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일본은 전범들은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다. 일본 시민들도 이런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후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8일 일본에서는 중요한 선거가 있었다. 주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기존 의석 3석을 모두 잃고 참패를 당했다. 여당 후보가 전멸한 것"이라며 "투표 결과가 앞으로 일본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본에도 변화를 바라는 민주시민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그들을 응원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일본 에히메대 학생들은 지난 2009년부터 삽교고와 덕산고 등 한국 학생들과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에히메대 학생들은 교내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는 한반도만의 문제 아냐"
 

바트치멕 치메도소르 몽골 시티대 한국어 교수는 통역 없이 직접 유창한 한국어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몽골과 한국은 고대부터 서로 깊은 교류를 이어왔다"며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공부하는 몽골 학생수는 7300명이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살고 있는 몽골인은 5만 명이 넘는다. 한국과 몽골은 비행기로 3시간 거리로 매우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몽골 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이유에 대해 바트치멕 치메도소르 교수는 "한국에 친척이나 가족이 많이 와 있어서 유학을 오기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한국과 몽골의 교류가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 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의 평화이고 곧 세계의 평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몽골은 북한과도 비교적 관계가 좋다. 몽골은 한국과 북한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이다"라고 부연했다.

이태복 중국 흑룡강대학교 교수는 '중국 유학 생활'에 대한 조언을 했다. 이 교수는 "중국으로 간 한국 유학생들이 한국 생활권(한국 학생들만 만나는 것)에 매몰 돼선 안된다. 그럴 경우, 언어를 잘 배우지 못한다"라며 "한국 유학생들끼리 생활하면 그 나라의 언어를 제대로 배울 수가 없다. 그 나라의 문화나 습성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금 어렵고 고독하더라도 1년만 견디면 중국인들과 소통이 가능해 진다. 현재 중국과 한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친밀하지 않지만 민간에서는 한국인에 대해 친화적이고 따뜻하다. (중국관련) 여론 조사를 지나치게 믿어선 안 된다. (중국의) 민간에서는 한국인들에 대해 우호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홍성 홍주고등 3학년 이경찬 학생은 "홍성과 가까운 예산 지역에서 동북아 평화라는 주제로 오랫동안 국제교류를 해 왔다는 사실을 몰랐다"라며 "이런 활동들을 많은 학생들과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예산에 윤봉길 의사가 있듯이 홍성에는 한용운과 김좌진 장군이 있다. 이런 분들에 대해 함께 배우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라며 "그렇게 되면 학생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9일 충남 예산군 덕산고등학교 강당에서는 ‘동북아 평화 청소년 국제 교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 29일 충남 예산군 덕산고등학교 강당에서는 ‘동북아 평화 청소년 국제 교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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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동북아평화, #와다토시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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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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